272. 문백전선 이상있다
272. 문백전선 이상있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7.31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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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보무사<587>
글 리징 이 상 훈

"기왕에 하기로 한 일이니 끝을 맺어봐야지"

'아차차!'

장산은 그녀의 젖가슴 부근에 손을 갖다 대는 순간 자신의 행동이 크게 경솔했음을 알 수 있었다. 마치 물을 퍼 먹인 듯이 곱고 탱탱한 그녀의 몸매에서 짜릿하게 느껴지는 감촉은 장산이 이제까지 감히 접해보지 못했던 묘한 맛 그 자체였기 때문이었다.

'아! 진작 내가 이럴 줄 알았으면 못 이기는 척 그냥 넘어가 줄 걸. 이 친구 말마따나 옷을 바꿔 입어봤자 들어가야 할 게 안 들어가고 나와야 할 게 안 나오는 건 아니지 않나!'

땅을 치고 싶을 정도로 몹시 후회스러웠지만 그러나 기왕에 내친김이니 장산은 어쩔 수 없이 하던 일을 계속 해나가는 수밖에 없었다.

"어머머! 이거 왜 이래요 제가 알아서 그냥 벗어주면 될 거 아녜요 누구는 뭐 땀내 나는 사내놈 옷이 좋아서 입고 있는 줄로 아세요"

장산이 윗도리에 이어 아랫도리를 거칠게 마구 벗기려들자 그 여인은 출렁거리는 두 쪽()을 두 손으로 가리며 앙탈부리듯 외쳤다. 장산은 그녀의 외침에 잠시 멈칫하긴 했지만 그러나 이렇게까지 된 마당에 하다못해 손맛(?)이라도 보지 않는다면 자기로서는 너무나 일방적으로 손해를 보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음인지 바지 벗기는 일을 계속 해나갔다.

'아! 아!'

또다시 장산의 입에선 의미를 알 수 없는 감탄사가 연이어 터져 나왔다. 매끄럽게 쭉쭉 빠진 그녀의 희고 고운 허벅지며 두툼한 엉덩짝 …. 이제까지 볼 수 없었던 풍만한 여체의 신비가 그대로 적나라하게 눈앞에 전개되고 있으니 장산으로서는 정말이지 두 눈알이 확확 돌아갈 만큼 환장할 노릇이었다. 이윽고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시원한 알몸이 된 그녀는 부끄러운 듯 위아래 치부를 두 손으로 가린 채 후다닥 주방 쪽으로 뛰어가 버렸다.

"쯧쯧 …. 확실하게 알아서 대준다고 해도 저렇게 안 먹겠다니 원 …."

이런 꼴을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던 대정은 몹시 안타깝다는 듯 혀를 끌끌 차며 중얼거렸다.

"안되겠어. 아무래도 난 돌아가야만 할까봐."

장산이 그녀에게서 벗겨낸 자기 옷가지들을 하나둘씩 다시 챙겨 입으며 대정에게 말했다. 사실 장산의 지금 솔직한 속마음은 대정이가 '이보게! 그러지 말고 내 얼굴을 봐서라도 저 아이를 선처해 주시게나. 여기 술집 사람들이야 어디 가서 이런 일을 함부로 소문낼 일 없을 테니 우리 둘만 입을 병마개 막듯이 꼭 다물고 있으면 되지 않겠나' 하는 식으로 나와 주기를 은근히 바랐다. 그러면 장산은 못이기는 척 받아들여 줄까했지만 그러나 몹시 야속하게도 대정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사실 이런 경험이 없는 자네로서는 그렇게 하는 것이 결코 무리가 아니야. 제아무리 요조숙녀 같은 처녀라고 할지라도 경험이 전혀 없다면 첫날밤을 크게 두려워하는 법이지. 그러나 길이 한번 제대로 뚫리고 나면 누구나 쉽게 다닐 수 있듯이 얌전한 처녀도 사내 맛을 제대로 알고 나면 태도가 싹 달라지기 마련이거든. 바로 자네가 그런 꼴일세. 장산! 그럼 오늘은 그냥 돌아가기로 하고 다음 기회가 되면 큰맘 먹고 나처럼 따라서 한번 해보시게나."

이렇게 말을 마치고 난 대정은 엉거주춤 서있는 또 다른 남장 여인을 힐끗 쳐다보더니 큰소리로 외쳤다.

"아 뭐해요 기왕에 하기로 한 일이니 온전하게 끝을 맺어 봐야지. 자, 예쁜 처녀인 내가 깊은 산 속에 나물 캐러 들어갔다가 갑자기 불한당 같은 놈이 나타나 강간을 당해버릴 위기에 처해있다고 칩시다. 그 다음은 알아서 걸쭉하게 일을 벌려봐요."

그러면서 대정은 다소곳한 자세로 쪼그리고 앉더니 저고리 옷고름을 말아준 채 훌쩍거리며 우는 시늉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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