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향 감물
내고향 감물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6.13 23: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고
이 종 훈 <괴산군 세정담당>

전형적인 농촌지역인 괴산군 감물면은 예로부터 감자농사로 유명한 지역입니다. '감자하면 감물, 감물하면 감자'로 불려지는 곳입니다. 여기가 제가 자란 고향입니다.

그래서인지 어릴 때부터 유난히 감자를 많이 먹고 자랐습니다. 물론 때꺼리가 부족할 때여서 (밥처럼)주식삼아 먹었지만 그래도 분이 폭삭 폭삭나는 감자맛을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무쇠 가마솥에 사발을 엎어놓고 어머니가 놋숟가락으로 깎은 감자를 넣은 후 사카린 녹인 물을 끼얹어 푹 삶으면 그맛 또한 일품이었습니다. 무쇠솥에 누룽지가 된 감자쪼가리()를 긁어 먹는 맛 또한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런 곳, 감물면에서 제1회 감자축제가 열린다고 합니다.

13일 저녁엔 위안잔치 겸 노래자랑도 열린다고 합니다. 어릴 적 콩쿨대회가 열리던 그 시전거리(시장통)에서 40여년만에 콩쿨대회가 열리는 것 같습니다.

콩쿨대회를 구경하기 위해 어두운 밤길을 조그만 플래시(손전등)에 의지해 오리길을 걸어 다니던 그때가 아련히 추억으로 떠오릅니다. 노래자랑에서 입상한 이웃동네 형들과 누나들, 아저씨, 아줌마들이 상품으로 받은 양은대야 등을 받쳐들고 좋아서 어쩔 줄 모르던 그 시절. 콩쿨대회가 열리는 날은 시골 처녀, 총각들이 노래자랑을 핑계삼아 만남의 시간()을 가지곤 했었지요.

그런 곳에서 13일 저녁 7시 1등상품으로 70만원짜리가 걸린 노래자랑이 열린다고 합니다. 저도 한번 노래자랑에 신청을 해볼까하는 간 큰 마음도 가져봅니다.

14일에는 개막식에 이어 다양한 체험과 문화행사가 볼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출근하다 보니 시냇가에 만국기가 걸려 있고 물고기잡기도 한답니다. 어릴적 추억을 벗삼아 꼭 가볼 작정입니다. 물론 물고기는 다른 곳에서 씨알좋은 놈으로 공수해 물고기잡기 행사장에 넣겠지요.

예부터 감물면 시장통을 가로질러 흐르던 안민천은 물고기가 많기로 유명한 곳입니다. 해마다 장마 때가 되면 달천강 줄기의 강물이 안민천을 역류하며 올라오고 더불어 강고기들이 물반 고기반으로 냇물을 따라 올라왔습니다. 맨손으로 잡는 꿀메기를 비롯해 꾸구리와 퉁가리,꺽정이,챙기름챙이,깨피리, 빠가사리,불거지,모래무지,참마자,능금피리 등등 토종물고기가 지천이었습니다.

흙탕물이 흐르고 맑은 물이 지날 때 냇물을 거슬러 올라온 메기들이 다시 강으로 내려갈 즈음 야밤 시간에 솜방망이에 석유기름을 적시어 횃불을 만들고 잡는 고기 손맛을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슬렁거리고 내려오는 팔뚝만한 메기를 톱날 등으로 꽂아 잡는 고기잡이도 한여름철 재미였는데 지금은 한가지 추억거리로만 남아 있습니다.

이런 곳 감물면에서 감자캐기 체험도 하고 참가자들이 캔 감자는 가져간다고 합니다. 모쪼록 오랜만에 감자의 주산지 감물에서 열리는 '감자축제'가 성황리에 마무리되기를 바라는 맘 간절할 뿐입니다.

많은 분들이 참가해 주셨으면 하고 기대해 봅니다. 잘하면 오시는 분들 공짜 점심도 맛볼 수 있다고 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