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철…집 없는 서민 깊은 고민 - <下>
이사철…집 없는 서민 깊은 고민 - <下>
  • 석재동 기자
  • 승인 2008.03.07 22: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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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집마련 언제나 하나
재개발 여파 아파트값 천정부지

1990년 이후 66㎡이하 아파트 공급 전무

청주지역은 본격적인 주택재개발사업이 추진되기 이전인 지난 2003년까지만 하더라도 집 없는 일반 서민들의 전셋집 구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총 3363세대를 수용할 수 있었던 사직주공1, 2, 3단지가 청주 전세시장의 허파역할을 수행했기 때문이다. 지어진지 20년이 넘어 노후화된 사직주공은 당시 내집 마련이 아닌 투자용 목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전체 세대수의 80%안팎이 전세 물량이었다. 사정이 마찬가지인 구도심권의 모충, 봉명, 운천 주공아파트와 일반 건설사에서 소형아파트로 지어 분양한 D아파트와 H아파트 등도 전세 물량을 쏟아내며 56㎡(17평형)이하의 경우 1000만원 안팎이면 얼마든지 골라서 전세로 입주할 수 있었다. 3000만원 가량이면 작고 낡았지만 이 곳에서 내집 마련의 꿈을 실현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사직주공1, 2, 3단지 재개발이 지난 2005년과 2006년 연이어 시작되면서 점차 서민들의 내집 마련은 물론, 전셋집 구하기가 만만치 않아지기 시작했다.

사직주공 재개발은 집 없는 서민들의 전세집 3000여 세대가 사리진 것과 같은 파급효과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최근 순수 민간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는 소형아파트 재개발 사업도 10여 곳에 달해 아파트 전세품귀현상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2년 사직주공1단지 전셋집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했다는 유모씨(39)는 "비록 1200만원에 13평(39㎡)짜리 작은 전셋집이었지만 2∼3년 열심히 일하면 2000만원대 후반이던 그 집을 살 수 있겠다는 꿈이 있었지만 재개발 때문에 아파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결국 꿈을 접을 수 밖에 없었다"며 "지금은 4000만원짜리 단독주택에 전세를 살고 있지만 너무 뛰어버린 아파트값을 보면 그저 한숨만 나온다"고 말했다.

더불어 집없는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의 꿈도 멀어지고 있다.

1990년 이후 청주지역에서 66㎡이하 소형아파트 공급은 사실상 전무하다. 대한주택공사가 1991년과 1994년 산남지구와 용암지구에 소형 영구임대아파트 3125세대를 공급하고 2002년 성화 1, 2지구와 2007년 가경1, 2, 3지구에 각각 1865세대와 2250세대의 국민임대아파트(30년 임대)를 공급했지만, 재산가치를 가진 내 집 및 전세와는 전혀 상관없는 소형아파트 공급물량이기 때문이다.

특히 일반 건설사에 의한 소형아파트 분양은 전무한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최소 단위의 아파트 분양이 79㎡형으로 굳어지고 있다. 게다가 최근 청주지역 아파트 분양가가 3.3㎡당 700만원을 웃돌면서 새 아파트 79㎡형도 1억원 이내에 살 수 없게 됐다.

영운동 D임대아파트(79㎡형, 5년 임대 후 분양)에 사는 신모씨(33·여)는 "분양예정시기가 2년 정도 앞으로 다가왔지만 그 동안 저축해 놓은 돈을 보면 과연 1억원대에 육박할 것으로 보이는 이 아파트를 분양을 받을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며 "세 식구가 맘 편히 살 수 있는 소형아파트도 상관없는데 왜 이렇게 새로 분양되는 아파트가 크기만 커지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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