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철…집 없는 서민 깊은 고민 - <上>
이사철…집 없는 서민 깊은 고민 - <上>
  • 석재동 기자
  • 승인 2008.03.06 23: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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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지역 전세 품귀현상
집주인 월세 선호 '살 곳이 없다'

아파트 구입자 대부분 주거목적 물량 달려

전세 내놓기 무섭게 체결…계약금 지참 필수

주택가 원·투룸은 세입자 못찾아 '발 동동'

▲ 본격적인 이사철을 앞두고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의 한 다세대주택에 세입자를 구하는 광고지들이 전면을 장식하고 있다./유현덕기자
집 없는 서민들의 대이동이 시작되는 이사철이 다가왔다. 하지만 도시의 경우 재개발 등으로 인해 낡은 중·소형 아파트 등 서민형 아파트 수가 줄어든 데다 집주인들이 전세보다는 월세를 선호하는 경향의 확산으로 전셋집 공급이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본격적인 이사철인 3∼4월을 맞아 올해 청주지역 전·월세 현황을 2회에 걸쳐 살펴본다.

청주지역 전셋집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무주택 서민들이 선호하는 아파트 전세 물량이 극히 적은데다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주택들이 많은 탓이다. 특히 아파트 전세는 물건이 나오는 대로 즉시 계약이 이뤄지기 때문에 전세를 구하려는 세입자들이 계약금을 지참하는 것은 필수조건이 됐다. 젊은층이 선호하는 원룸의 경우 수요에 비해 공급물량이 많아 세입자를 구하는 광고가 봇물을 이루는 등 대조를 보이고 있다.

5일 청주지역 부동산중개업계에 따르면 보통 아파트는 서민들이 주거목적으로 구입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전세 물량을 찾아보기 힘들다.

게다가 분양된지 10년이 넘지않는 새 아파트는 계약이 만료된 세입자들이 웃돈을 주고라도 재계약하기를 원하는 경우가 많아 아파트 전세난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이에따라 각 부동산중개업소에는 전세매물이 나오면 연락을 달라는 수요자들이 넘쳐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흥덕구 봉명동 등 구도심권을 중심으로 남아있는 50 안팎의 지어진지 20년이 된 5층짜리 낡은 아파트 전세가도 2000만원을 훌쩍 넘겨 3000만원에 육박하고 있다.

복대동 A중개업소 관계자는 "복대동 인근 아파트의 경우 매매가의 80% 수준에서 전세가가 형성돼 있을 정도로 전세 물량이 달린다"며 "특히 하복대의 경우 매매가의 90% 수준에서 전세가가 형성될 정도로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세 아파트의 경우 물건만 있으면 곧바로 계약이 체결돼 머뭇거리다간 물건을 놓칠 수 있기 때문에 집을 보고 계약 여부를 결정할 정도의 시간여유도 없다"면서 "전세 물건은 생활정보지와 모든 중개업소가 정보를 공유하기 때문에 시장에 물건이 나오자마자 계약이 이루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실태를 전했다.

전세난은 단독주택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는 집주인들이 전세보다는 매달 가계수입으로 직결되는 월세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특히 주택을 소유한 집주인들이 직장에서 정년퇴직한 후 일정한 수입이 없이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집에서 나오는 월세를 바탕으로 가정을 이끄는 경우가 많은 것도 전세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들은 4000만원 정도의 15평 전세를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30만∼40만원 가량으로 전환해 시장에 내놓고 있다.

현재 청주지역 주택 전세가는 2층 단독주택의 일명 주인세대라고 불리는 2층의 경우 5000만∼7000만원까지 형성돼 있다. 그 외의 50평 안팎의 1층은 2000만∼3000만원 안팎이다.

반면 월세가 주를 이루는 원·투룸의 경우 집주인들이 대학가 인근을 제외하고는 세입자를 찾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오는 4월 결혼을 앞두고 있는 김모씨(33)는 "수곡2동 인근에서 3500만원 정도의 전셋집을 구하고 있지만 아파트는 너무 비싸서 엄두를 못내고 15∼20평 정도의 단독주택을 구하기 위해 2주일째 발품을 팔고 있지만 대부분이 월세고 전셋집은 마땅한 게 없어 고민"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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