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혼들이여 편히 잠드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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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봉길 기자
  • 승인 2008.01.21 2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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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 곡계굴 대책위 57주기 합동위령제 개최
단양군 영춘면 곡계굴에 희생자들의 사망 당시 모습을 형상화한 토우(土偶)작품이 헌정됐다.

곡계굴 대책위원회(위원장 엄한원)는 지난 19일 제 57주기 합동위령제를 열고 단양출신 토우작가 김만수씨(46)가 제작한 토우 165기를 곡계굴 입구에 안치했다. 이날 합동위령제는 단양지역 기관단체장, 유가족,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마을회관에서 발인제와 운상, 곡계굴에서의 천도제로 진행됐다.

토우는 지난 1951년 1월20일 미군의 폭격으로 인해 공포로 아우성치는 당시 희생자들의 표정을 그대로 재현했으며 고열을 내뿜는 네이팜탄에 의해 불에 타 죽은 희생자들의 그을음까지 표현했다. 유족들은 상여에 희생자들의 모습을 형상화한 토우를 싣고 곡계굴로 옮겨와 아직도 그들의 억울한 영혼이 남아있을 동굴 안에 안치하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특히 이날 합동위령제에는 부모들의 손을 잡고 참여한 어린이들이 고사리 손으로 추모만장을 들고 '진실규명'을 촉구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김씨는 "한국전쟁 당시 발생했던 다른 양민학살 사건은 국가 등에 의해 진상규명이 이뤄졌지만 단양 곡계굴 등은 아직 그렇지 못하다"면서 "단양 곡계굴을 시작으로 국내 10여곳의 학살현장을 대상으로 해원(解怨)작품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단양 곡계굴은 중공군을 피해 남하하던 강원도 영월과 평창지역 피란민 200여명과 영춘지역 주민 100명 이상이 동굴 속으로 숨어들었다가 미군의 네이팜탄 투하로 숨진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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