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여성영화제'엔 여성이 없다
'청주여성영화제'엔 여성이 없다
  • 김금란 기자
  • 승인 2008.01.09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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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내 각 단체별 행사 주관… 관객 확보 '난항'
청주지역에서 열리는 여성영화제가 해마다 여성주간인 7월 개최돼 주요 관객층인 여성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미경 청주 YWCA 여성종합상담소장은 '청주지역 여성영화제의 아직도 험난한 여정' 연구자료를 통해 여성영화제가 여성들의 의식 전환을 목적으로 열리고 있지만, 여성주간을 기점으로 각 여성단체가 다양한 행사를 주관해 여성 관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소장은 "여성영화제의 관객은 상업 영화의 문화 소비자와 달라 나름의 목적 의식과 정보를 갖고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목적의식을 갖고 있는 여성 관객들이 참여하기 가장 어려운 시기에 영화제를 개최해 주체인 여성이 빠진 채 열리고 있다"고 밝혔다. 김 소장은 서울여성영화제는 영화관련 학과나 여성학 관련 학과에서 공부하고 있는 연구자나 학생들이 주요 관객층과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고 있지만 지역 영화제의 경우 관객 동원이 힘든 것은 시기적인 문제점과 함께 주체세력 부재를 더 큰 원인으로 꼽고 있다.

김 소장은 "청주 YWCA에서 여성영화제를 9년째 개최하고 있지만 실무역할만 담당할 뿐 여성영화 운동으로 확대시키지는 못했다"며 "작품 선정과 상영과정에서 급진적이고 실험적인 영화보다는 대중성을 고려하게 돼 영화 내용과 관련된 논쟁거리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김 소장은 영화제 주최도 종교적 색채를 가진 단체보다는 광범위하게 조직된 관심 주체들이 역할을 분담해 관객 동원의 체계성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한다.

지역 여성영화제가 일회성 행사로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김 소장은 '여성주의 문화 운동'이 무엇인지 논의하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밝힌다. 김 소장은 "영화 보기를 여가용 또는 교육용이라는 도식에서 벗어나 여성주의 영화운동 자체가 운동이 돼야 한다"며 "상시적으로 여성주의 영화를 함께 보며 토론하는 그룹과 대안영상운동을 고민하는 그룹이 형성되는 것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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