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가와 선생님
조각가와 선생님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12.05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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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정 규 호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그는 한 학급이 8명뿐인 시골 중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현역 조각가이기도 한 그는 화양동 맑은 숲속에서 느끼는 바람의 숨결을 화폭에 담도록 주문하고, 햇살의 따사로움을 그림으로 표현하도록 설득하기도 한다.

조각가 강석범 선생은 20여년을 학생들에게 미술을 가르치고 있다.

현재 송면중학교에 근무 중인 그는 오랫동안 충북예술고등학교에 재직해왔으며, 이제는 그의 제자들이 그와 함께 어엿하게 그룹전에 함께 참여하는 예술적 성장과정을 지켜봐 왔다.

오직 가르치는 것에만 전력해왔던 그가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다시 시작한 것은 얼마되지 않는다.

지난달 5일부터 대청호미술관에서 열린 제11회 정관 김복진 선생 추모미술전에서 필자가 처음 만난 그의 작품은 충분하게 신선하다.

'소망- 과거로부터'를 제목으로 달고 있는 그의 작품은 역사와 본능이 현재화되면서 인간의 본질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강석범, 그는 철저하게 자연으로부터 소재를 찾는다. 물론 모든 예술작품이 자연에 근거하지 않은 것이 없겠으나, 그의 자연에 대한 신뢰는 각별하다.

길가와 강가, 혹은 숲속에서 얻은 돌에 반구대 암각화의 물고기를 새김질한 그의 작품은 '소망'대로 과거로부터 현재에 작용하는 깨우침이 비교적 선명하다.

물고기는 욕망을 상징한다.

석기시대 인간원형이 생명을 이어가는 수단으로써의 수렵으로 표현되는 자연스러운 흐름에서 물고기는 뭍과 물을 연결하는 징표로 작용한다.

그리고 그 상징적 매개는 자연에서, 그야말로 자연 그대로의 상태에서 얻은 돌을 통해 의식의 상승효과를 가져다주기도 한다.

그리고 쇠로 만들어진 솟대를 통해 이루어지는 희망의 분출은 장열하다. 조각가 강석범에게 작품은 어쩌면 본질이 아니었을 수도 있다.

그저 아이들을 가르치는데 필요한 조건이던 것이 이제는 그의 창조적 열정으로 승화하면서 새로운 해석을 낳는다.

물소리, 바람의 숨결, 그리고 햇살의 가치를 절절하게 체감하도록 하는 그의 교육방식은 찌들대로 찌든 세상을 새롭게 구원하는 방식이다. 그는 이제 예술에서의 단순한 기술을 가르치는데 그치지 않고 차라리 꿈을 배울 수 있도록 한다.

속리산 자락 깊숙한 곳에 고즈넉하게 자리한 수정초등학교 조철호 교장선생님은 시골학교와 시골아이들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지역에서 세계로'를 지향하는 소위 글로벌 전략에 대한 맞춤식 교육은 그가 지니고 있는 미래 가능성에 대한 강한 의지의 표현이다.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 교육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이 교장선생님의 사고방식은 언뜻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80여명에 불과한 시골의 작은 학교에 골프연습장을 만들어 놓은 것을 비롯해 방과후 학교의 개방을 통해 학교를 자기집 공부방처럼 만든 그의 발상은 놀랍다.

그는 "시골 아이들이라고 꿈과 희망조차 시골이라는 작은 틀에 갇혀 있으라는 법은 없습니다. 오히려 일찌감치 세계로 눈 뜨게 하면서 새로운 세상과 찬란한 미래에 대한 도전정신을 갖게 함으로써 스스로가 주역이 되는 길을 찾도록 해야 합니다"라고 말한다. 교육이 정치의 소용돌이에 파묻혀 실종되고 있다.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교육감선거는 있는지도 모를 뿐만 아니라, 선거벽보조차 초라하다. 이런 현실에서 어찌 백년대계를 말하고 미래를 말할 수 있을 것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선생님들처럼 희망은 아이들에게서 찾을 일이다.

그런데 BBK는 어쩌나

형사소송법상 유일한 기소독점권을 갖고 있는 대한민국 검찰이 한 일인데, 뭘

그래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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