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효력 첫날 … 의료현장 `고요 속 불안'
사직효력 첫날 … 의료현장 `고요 속 불안'
  • 이용주 기자
  • 승인 2024.04.25 19: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북대병원 114명 정상진료 속 다음주 1명 사직예고
9주째 의료공백에 피로누적 한계 도달 … 연쇄이탈 우려
첨부용. 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뉴시스
첨부용. 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뉴시스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하는 교수들의 사직이 현실화될지 주목되는 가운데, 충북대병원은 25일 전원 현장으로 출근했다. 하지만 다음주 사직을 예고한 교수가 나오면서 뒤숭숭한 분위기다.

전국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등은 이날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기 시작한 지 한달이 되는 날로, 민법상 사직 효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정부는 국립대 전임교수의 경우 `공무원' 신분이어서 임용권자의 사표 수리가 있어야만 사직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와 의료계의 엇갈리는 입장과 달리 사직서를 제출했던 충북대학교병원·의대 소속 교수 200여명 중 60% 수준인 114명이 사직서를 제출한 상황이지만 이날 모두 정상 진료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수들이 현장에 남아있는 이유는 환자를 지켜야 하기 때문이라는 게 병원 측 입장이다.

병원장과 상의를 거쳐 다음주부터 출근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하고 사임을 준비하는 교수 1명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관계자는 “교수 1명이 최근 병원장과 상의를 거쳐 다음주부터 출근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며 “최근 교수회 비상대책위원회 임시총회 자리에 참석한 총장의 증원 주장을 듣고 마음을 굳힌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의대 증원 찬반과 별개로 현장에 남은 의료진들이 업무과중으로 피로가 극에 달해 이탈할 가능성도 보인다.

병원은 9주째 이어지는 의료공백으로 인해 현장을 지키던 의료진들의 피로 누적이 한계치에 달하고 있다.

현재 교수들은 전공의 사태 장기화로 주 1~2회씩 당직을 서고 있다. 과중된 업무로 지친 교수의 이탈까지 더해진다면 의료체계가 붕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또 소수의 교수로 운영되고 있는 진료과목의 경우 교수들의 의료현장 이탈이 현실화되면 진료조차 받을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충북대병원 관계자는 “전공의 사태 장기화로 교수들이 물리적·체력적 한계가 온 것 같다”며 “최악의 경우 교수 이탈이 현실화된다면 의료체계가 붕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공의 현장 이탈로 의료공백이 장기화하면서 병원 재정난도 심각 단계에 돌입했다.

충북대병원은 전공의 집단 사직 이후 재원환자 수가 평균 40% 감소했다. 외래환자 수(14%), 수술건수(50%)와 응급실 내원 환자 수도 평균 60% 줄었다. 병상가동률 역시 50%대로 떨어진 상황이다.

이에 따라 병원은 의료 수입이 월평균 80억원 정도씩 감소하고 있다.

상반기 운영자금 부족으로 기존 차입금 300억원에 추가로 200억원을 차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고정비율이 높은 의료업의 재무구조상 운영자금 단기 차입금도 6월이면 소진될 가능성이 커 추가 차입도 검토 중에 있다.



/이용주기자

dldydwn0428@cctimes.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