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급한 당면과제는 민생
화급한 당면과제는 민생
  • 하성진 기자
  • 승인 2024.04.21 1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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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하성진 부장(취재팀)
하성진 부장(취재팀)

 

4·10 총선이 끝났다. 어찌된 영문인지 선거가 끝나자마자 각종 식품과 생필품값이 약속이라도 한 듯 오르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눈치를 보던 기업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일제히 가격 인상에 나선 것이다.

먼저 국민 야식 중 하나인 치킨값 상승이 대표적이다.

치킨 프랜차이즈 굽네는 지난 15일 9개 제품 가격을 일제히 1900원씩 올렸다. 남녀노소가 모두 좋아하는 대표 메뉴인 고추바사삭은 인상 후 가격이 2만원에 육박한다. 기존 1만8000원에서 1만9900원으로 올랐다. 오리지널은 1만6000원에서 1만7900원으로 인상됐다.

글로벌 치킨 브랜드 파파이스도 굽네의 가격 인상 소식이 보도된 직후 가격을 올린다고 발표했다.

쿠팡도 지난 13일부터 유료 멤버십 월 회비를 7890원으로 무려 58.1%나 인상했다.

여기에 원부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에서 판매되는 제품 가격도 줄줄이 인상을 앞두고 있다.

섬유유연제와 생리대 등 생필품을 중심으로 먼저 오르고 다음 달에는 볼펜에 가공란과 과자, 김, 일부 라면 가격도 인상될 것이라고 한다.

고물가 추세는 지난해부터 계속 이어지고 있다. 올들어 물가가 안정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이마저도 녹록지 않다. 사실 상황이 더 나빠지면 나빠지지 좋아질 수 있는 요인이 없다.

문제는 선거가 끝나면서 전기와 가스 등 공공요금도 인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고물가·고금리의 심각성은 통계가 방증하고 있다.

신한은행이 전국 만 20~64세 경제활동자(근로자·자영업자 등) 1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 월평균 소득은 544만원으로 전년보다 4.4% 늘었지만 월평균 소비는 5.7%가 증가했다. 소비가 늘어난 이들의 96.1%는 물가 상승과 영향이 있다고 답했다. 또 부채가 있는 가구의 평균 부채는 1억201만원으로 1년새 7% 줄었으나 월 부채 상환액은 평균 93만원으로 8만원 증가했다. 뛰는 물가 탓에 가구의 소득보다 소비 증가 비율이 더 높았고 빚은 줄어도 이자 부담은 높은 금리 탓에 오히려 더 커진 것이다. 향후 1년(2024년)의 가계 생활 형편 전망에 대해선 77.4%가 비슷하거나 나빠질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3.1% 올랐다.

충북의 지난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6%를 기록했다. 충북의 연간 물가상승률은 전국 평균과 같았지만 충청권 4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았다.

지난해 3%대의 높은 충북 물가상승률은 올해 1, 2월 2%대로 떨어졌다가 지난달부터 다시 3%대에 진입했다.

올해 초까지 하향 안정세를 보였던 지역 물가가 상승세로 전환하면서 앞으로 추세가 걱정된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정부가 나섰지만 회의적 시각이 많다. 정부는 3월에 연간 물가의 정점을 찍고 하반기로 갈수록 빠르게 안정화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지금의 물가 흐름은 정부의 기대와는 다른 양상이다.

정부의 정책 시행도 중요하지만 선거가 끝난 만큼 기간에 내세운 당선인들의 약속이 지켜져야 한다.

총선을 끝낸 지금 국민에겐 민생문제가 화급한 당면과제로 남아 있다. 우리 앞에 놓인 당면과제를 풀어야 한다.

유권자의 한 표 한 표에는 간절함과 고물가·고금리에 멍들어가는 민생을 돌봐야 한다는 바람이 녹아있다. 유권자의 목소리를 귀담아듣고 실천하는 국회의원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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