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은 정치인이 되는 법
괜찮은 정치인이 되는 법
  • 김금란 기자
  • 승인 2024.04.10 19: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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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김금란 부국장
김금란 부국장

 

22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났다. 이번 선거로 지역구 254명, 비례대표 46명 총 300명의 국회의원이 탄생했다. 충청권에서는 충북 8명, 충남 11명, 대전 7명, 세종 2명 총 29명이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당선인들은 유권자의 선택을 받아 당선된 만큼 선거기간 유권자들에게 약속한 지역 일꾼으로의 삶을 살아야 한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겠지만 이번만큼은 믿고 싶다. 유권자들의 기대치를 뛰어넘을 정치인다운 정치인들이 대거 나오기를 실낱같은 희망을 걸어본다.

선거 기간 정치인들은 민 낯을 여실히 드러냈다. 유권자의 마음을 잡겠다고 상대를 헐뜯고, 공격하고, 비난하고, 막말도 서슴지 않았다. 누가 더 저질인가를 증명이라도 하듯 혈투를 벌였다.

그럼에도 유권자들은 `이 풍진 세상을 만났으니 너의 희망이 무엇이냐'로 시작하는 노래 `희망가'처럼 당선인들에게 선거 기간 쏟아낸 공약을 지켜주길 기대한다. 그래야 팍팍한 삶에 볕이 들고 취업준비생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집 없는 설움을 떨칠 수 있으니까.

선거는 끝났지만 국민의 불안은 이제 시작이다. 이 풍진 세상을 이용해 당선인들이 국민의 삶은 뒷전인 채 자당의 이익이나 자당 대표의 방패막이로 전락할까 두렵다.

정치인의 역할은 국민에게 희망을 심어주는 것이지 불안감을 안겨 주는 것은 아닐 것이다.

당선인들은 국민의 삶을 살리는 정치를 해야 한다.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가려운 곳은 어딘지 긁어주는 것이 정치인 데 그 역할을 정치인들은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선거는 권력을 쟁취하기 위한 게임이 아니다. 또한 당선이 곧 권력을 의미하지도 않는다.

당선인들이 정치 세계에서 성공하고 싶다면 정치적 야심을 과감히 내려놓으면 된다.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국민의 정치를 실천하고자 한다면 유권자들은 괜찮은 정치인으로 기억할 것이다.

미국 뉴저지주의 선출직 정치인 출신인 브라이언 C 해거티가 쓴 저서 `괜찮은 정치인 되는 법'(부제 정치는 이렇게- 정치를 소명으로 삼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성공 지침서)을 보면 성공하는 정치인이 갖춰야 할 10가지 습관이 나온다. 소개하자면 △항상 얼굴이라도 내비치라. △언제든 쉽게 만날 수 있는 사람이 돼라. △지키기 어려운 약속은 하지 마라. △늘 모두가 중요한 사람이라고 느끼게 하라. △모든 것이 기록되고 있다고 생각하라. △다른 사람에 대해 험담하지 마라. △공짜를 조심하라. △싸움터를 선택하라. △삼류 드라마는 피하라. △당신이 어디서 어떻게 왔는지 잊지 마라 등이다. 반면 경계해야 할 습관으로 △작은 울타리에 갇히지 마라. △자아도취를 피하라. △어떤 것도 당연하게 생각하지 마라고 조언했다.

중국 명나라의 문인 홍자성은 그의 저서 `채근담'에서 “남을 대할 때는 봄바람과 같이 부드럽게 하고 자신을 대할 때는 가을 서리처럼 엄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수많은 정치인은 자신을 대할 때는 봄바람과 같이 관대하면서 남을 대할 때는 가을 서리와 같은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 국민이 정치인을 외면하게 만든 이유이기도 하다.

당선인들은 승리에 취해 봄바람이 그 어느 때보다 달콤할 것이다. 그 달콤함에 취해 국회의원으로서 꽃길을 걷고 4년간 누릴 권력처럼 느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기억해야 한다. 당선인들이 꽃길을 걷게 된다면 국민의 삶은 가시밭길이라는 사실을.

괜찮은 정치인으로 유권자들에게 기억되고 싶다면 당선인들은 국회의원으로서 누릴 권력을 북극과 남극처럼 최대한 멀리해야 한다. 또한 지역민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밤잠도 설쳐야 한다.

국회의원 배지의 무게는 6g에 불과하지만 그 속에 담긴 국민의 삶의 무게는 가늠하기 어렵다. 당선인들이 국민의 삶보다 배지에만 함몰할까 벌써부터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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