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에선 “화양연화” 강원에선 “마음 편해지는 곳”
청주에선 “화양연화” 강원에선 “마음 편해지는 곳”
  • 엄경철 기자
  • 승인 2024.01.08 2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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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힘 비대위원장 지역인연 화법 호불호
“친밀도 과시 의도” vs “진부 … 참신성과 거리”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사진)이 새해들어 전국 각 지역을 순방하는 가운데 방문지마다 그 지역과의 인연을 내세우고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 지역과의 친밀도를 과시하려는 의도라는 평가와 함께 지역 연고를 내세우는 범 정치인들의 모습과 다를게 없다며 `한동훈의 신선함(?)'을 해치고 있다는 평을 내놓고 있다.

한 비대위원장은 8일 오후 강원 원주시에서 열린 국민의힘 강원도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저희 아버지는 춘천 소양로에서 사시면서 춘고(춘천고)를 다니셨다. 어머니는 홍천 사람이셨다. 역시 춘여고(춘천여고)를 다니셨다”며 강원도와의 인연을 자랑했다.

이어 강릉 18전투비행단 군복무 경험과 함께 “아버지는 돌아가시기 직전에는 춘천 고탄에 집을 짓고 여생을 마무리하셨고 그때 매 주말마다 제가 강원도를 왔었던 기억이 난다”며 “누구에게나 어떤 장소를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지고 마음 편해지는 장소가 있는데 저에게는 강원도가 바로 그런 곳”이라고 강원도와의 인연을 한껏 늘어놓았다.

앞서 한 위원장은 지난 4일 충북도당 신년인사회에서는 “청주의 수동성당에서 수동 안나유치원을 다녔다. 무심천 뚝방길을 걸어서 모충동 OO국민학교를 다녔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이어 “진천에 가시면 `안녕케이크'에 가서 우유케이크를 한 번 드셔보시라. 진천에서 보낸 시절이 인생의 화양연화였다”고 하는 등 지역 친화적 발언으로 지역과의 인연을 내세웠다.

지난 2일 대구 방문 시에도 한 비대위원장은 “이곳 대구는 저의 정치적 출생지 같은 곳”이라며 `보수 텃밭' 대구와의 인연을 강조했다.

같은 날 대전을 방문해서도 “대전은 우리에게는 승리의 상징”이라며 대전과 당의 인연을 내세웠다.

지난해 11월 대전 방문 때에는 “대전이 대한민국 과학기술 발전의 상징과 희망이 되는 70년대 초반에 제가 태어났다”는 말도 했다.

한 비대위원장의 이같은 지역 친화성 발언을 두고 정가의 평가에서는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비대위원장으로 지역과의 인연을 앞세워 지지세를 결집하려는 `여의도의 정치 문법' 아니겠냐는 게 대체적인 반응이다.

하지만 기회만 되면 지역 연고를 앞세워 정치적 이득을 보려는 범 정치인들의 얕은 수와 다를게 없다며 평가절하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지역 정가의 한 인사는 “청주에 가면 청주와의 인연, 강원에 가면 강원과의 인연을 내세우는 모습에서 `참신'이란 이미지보다는 지연(地緣)을 앞세운 진부한 정치의 단면을 보는 것 같다”고 촌평했다.

/엄경철 선임기자

eomkccc@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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