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Untact) 시대 투자유치DNA
언택트(Untact) 시대 투자유치DNA
  • 윤종진 충북도 투자유치팀장
  • 승인 2023.10.19 1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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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시어(詩語)는 몇 번쯤 정제된 언어일까? 필자는 수많은 고민과 곱씹음, 그리고 반추를 통해 탄생한 언어가 시어라고 본다. SNS의 세계는 직설적이다. 그리움도 슬픔도 심지어 사랑도 즉흥적으로 표현한다. 정제 없는 감정이 상대에게 초스피드로 전달되는 시대, 고민도 소통을 위한 준비 과정도 없는 말들은 상대방에게 뾰족하게 전달되기 쉽고 많은 오해를 야기한다.

자치단체마다 기업유치가 혈안이다. 효과적인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속가능한 발전은 기업 생산 활동 여부에 달려 있다. 기업의 활력 넘치는 생산 활동은 고용촉진과 인구증가 소비유도를 이끌어내며 지역경제에 윤활유 역할을 톡톡히 한다.

기업유치는 부지, 교통, 정주여건, 고용환경, 물류비 등 다양한 변수들이 혼재되어 있어 경쟁우위를 점하기 쉽지 않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과 지역 내 기업 관리는 경쟁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요인이 아니라 당연한 활동이다. 치열한 투자유치! 자치단체마다 더 좋은 환경과 혜택으로 무장하는 경쟁 속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비법이 있을까?

투자유치를 담당하면서 느낀 필자의 비법은 기업체와의 직접 만남이다. 2021년 전남 담양에서 우리도로 이전한 K사는 9회를 방문한 끝에 “필요한 자료를 메일로 주고 마는 요즘 같은 시대에 직접 와서 폭넓은 대화와 관심을 가져주며 기업인에게 자긍심을 심어주는 자치단체는 보지 못했다”고 했다.

2021년부터 만나고 있는 S사는 투자결정을 눈앞에 두고 있다. 23회를 방문, 자료제공과 구체적인 설명, 기업문제에 대한 관심 등 끈끈한 정이 생겼고 공무원에 대한 신뢰가 쌓여 다른 자치단체보다 충북도를 우선 검토한다고 한다.

2차 전지 핵심소재 생산 Q사는 대규모 투자 계획에 따라 기업체가 필요한 정보는 자치단체들로 부터 신속하게 전달받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충북도는 정보전달에서 나아가 직접 만나 부지 확정 전 챙겨야 할 것들에 대한 추가적인 정보와 기업체가 알지 못한 부분도 정리해서 주는 등 정성을 다하고 있어 정이 간다고 한다.

SNS, 초스피드, ON-LINE으로 다할 수 있는 시대일수록 정과 사람다움의 맛은 투자유치에 더욱 소중한 자산인 것 같다. 17년 전 수도권 기업 공략을 위한 서울 투자유치단이 그동안 묵묵히 쌓아온 현장과 만남 중심 투자유치 DNA로 가시적 성과를 쌓아가며 타 자치단체의 부러움을 받고 있는 이유도 사람다움이다.

詩語들을 속성으로 만들지 못하는 것처럼, 투자유치도 심혈을 기울이는 노력위에 수많은 고민들과 치열한 단어선택을 통해 기업인에게 아름다운 시어로 표현해 내는 예술행위이며, 최종적 예술행위자인 공무원의 표현에 따라 기업유치 여부가 달린다.

투자유치공무원이란 ON-LINE으로 할 수 있는 그 당연한 대지를 밟고 서서 수많은 단어들을 한 땀 한 땀 아름답게 포장하고 깔끔하게 다듬어서 기업체에 오롯이 전달할 수 있는 투철한 직업정신과 도전정신, 그리고 반드시 하겠다는 사명감의 사람이어야 한다.

투자유치 DNA는 기업체를 만나 감동과 공감으로 사람다움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자세에서 생겨나며 그 자세는 조직의 오랜 숙성과 구성 공무원들의 끊임 없는 실패와 노력으로 만들어 지는 쉽지 않은 역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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