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 언론에서 2025년부터 중고교 역사 교과서에 다시 `자유민주주의' 표현이 들어간다는 보도가 있었다.
필자가 수십 년 전 학창시절 `대한민국은 자유민주공화국이다'라고 배웠던 교육을 생각해 보면 자유민주주의국가에서 `자유민주주의'는 당연하지 않은가 ?
하지만 달리 생각하면 자유민주주의와 민주주의는 `민주주의'가 들어가기 때문에 크게 다르지 않을 수도 있다. 민주주의가 있기 때문에 자유는 없어도 된다는 사람과 있어야 된다는 사람 또는 관심이 없어 잘 모른다는 사람 등 다양하다.
2018년 문재인 정부 당시 2015년 개정 교육과정을 부분 개정해 2020년 배포한 교과서부터 자유민주주의란 용어를 모두 없앤 지 5년 만이라고 한다.
2022년 개정 교육과정 예고안에 따르면 2025년부터 중고교 역사 교과서에 `자유민주주의'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자유민주주의에 기초한 대한민국 정부수립과정을 탐색한다'로 변경된다.
자유민주주의(自由民主主義)는 인간의 존엄성을 바탕으로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는 헌법을 세우고 민주적 절차 아래 다수에 의해 선출된 대표자들이 국민주권주의와 입헌주의의 틀 내에서 의사결정을 하는 체제다. 각국의 정치적 상황에 따라서 자유민주주의는 강조되는 점이 다르며, 헌법의 역사적 변천에 따라 다양성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통치권력의 제한과 합리화를 통한 개인의 자유와 권리의 보장이 핵심이다.
민주주의(民主主義)는 국가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고 국민을 위하여 정치를 행하는 제도 또는 그러한 정치를 지향하는 사상이지만 민주주의는 여러 뜻으로 사용되었다.
초기 그리스에서는 다수결 원칙에 따라 정치적 결정에 직접 권한을 행사하는 직접민주주의로 사용되었다.
반면 국민 개개인이 직접 정치결정과정에 참여하지 않고 국민이 선출한 대표들을 통해 정치 결정 권한을 갖는 대의(代議)민주주의를 의미하기도 했다. 정부의 형태가 민주주의든 아니든 사회적·경제적 평등에만 관심을 갖는 사회적 민주주의나 경제적 민주주의도 있다.
이처럼 자유민주주의는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는 헌법을 갖추고 입헌주의 틀 안에서 의사결정을 하는 이념체제를 말하고 민주주의는 국민이 주권을 행사한다는 개념으로 인민민주주의나 사회민주주의 등도 포괄한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민주주의와 관련된 용어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바뀌었다. 노무현 정부는 민주주의,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자유민주주의, 문재인 정부는 자유를 뺀 민주주의를 사용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6·25전쟁으로 남과 북이 분단된 채 73년간을 휴전상태로 대치하고 있는 위중한 상황에서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가 뜻하는 바는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의 국호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다. `민주주의'가 국호에 있지만 실상은 어떤가. 북한을 자유민주주의국가라고 할 수 있을까? 오늘날 현대국가의 민주주의라면 자유가 들어있는 자유민주주의를 의미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자유민주주의'와 북한 등 일부 공산국가에서 사용하는 자유가 없는 `민주주의'는 분명 다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