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찰의 고민
일본 경찰의 고민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10.04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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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겸의 안심세상 웰빙치안
김 중 겸 <건양대 석좌교수>

경찰이라는 직업은 엄격한 윤리의식을 기반으로 한다. 우리의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법집행기관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나라가 1960년대까지만 해도 가족이나 가까운 친척의 영업활동도 체크했다.

단속대상이 되는 유흥요식업소 또는 숙박업을 하는 사람이 있으면 경찰관이 되지 못했다. 우리도 80년대만 해도 하지 못하게 감찰이 눈에 불을 켰다. 일본은 결혼 상대자를 상관이 미리 면접하기도 했다.

공사생활의 추문이나 불상사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다. 시대가 변했다. 프라이버시 존중은 물론, 간섭을 싫어한다. 치안을 유지하는 이 조직도 사회풍조와 담쌓고 지내지 못한다.

채용인성검사가 사람 됨됨이를 완벽하게 측정해 내지는 못한다. 1년간의 수습기간에 품행을 관찰하지만 겉핥기다. 어렵게 붙었는데 어떻게 잘라내느냐는 온정주의도 있다.

한참을 잘 일하다가 나중에 나타나는 비리도 있다. 미리 점치는 일이야 더 곤란하다. 근속연수 20년으로 가는 고참의 탈선이 잦다. 일본에서는 마흔 살의 경장이 사고쳤다.

평소 좋아하던 음식점 여종업원을 사살했다. 순찰을 돌다가 마음변한 여인에게 찾아가 계속 교제해 달라 했다. 거절 당하자 이에 격분, 휴대한 권총으로 두 발을 쐈다.

경찰서장이 사표를 냈다. 수도 도쿄 치안책임자 경시청장이 계고처분을 받았다. 같은 시기에 마흔 살 경사가 살해됐다. 범인은 열여섯 살 딸이다. 잠자는 아버지의 목을 도끼로 내리쳤다.

권총은 왜 휴대케 했느냐. 불륜 상대 쏴 죽이라는 게 아니다. 회수해라. 제 집안 하나 제대로 단속하지 못하는데 무슨 청소년선도냐. 먼저 제가(齊家)나 한 다음에 치안에 나서라는 비난일색이다. 경찰내부의 추태만 드러나는 건 아니다. 이란인을 비롯한 중동사람들의 마약밀매가 극성이다. 한국인 원정절도단과 소매치기 조직도 날뛴다. 중국대륙출신 조폭 사두(蛇頭에)도 골칫거리다.

내우외환이다. 우리도 마찬가지 19년 경력자가 강도이자 강간범이었다. 경찰의 자질과 역량은 나라의 문화수준을 가늠한다. 시정잡배나 하는 짓을 하고 있다니 누굴 믿으랴.

일탈의 싹은 감지된다. 남녀관계와 채무는 동료가 알고 있다. 나직하게 오가는 소리에 귀 기울이라. 관리의 요체다. 그래도 믿고 의지할 곳은 안심과 안전의 심볼 경찰관 그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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