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있는 열등감
내 안에 있는 열등감
  • 구숙진 KPCA 그림책 지도사
  • 승인 2023.06.22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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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그릇에 담긴 우리 이야기

우리가 사물을 구분함에 있어 기준은 보편적으로 두루 통하는 성질에 기반을 두고 한다.

토끼의 경우 가시적인 점에서 보면 쫑긋하고 길쭉한 두 귀, 붉은 눈, 흰털 등이 그렇다. 그 기준에서 하나라도 벗어나게 되면 무리에서 소외당하며 콤플렉스로 남는다. 누구든 하나 정도 아니 그 이상 가지고 있는 열등감! 심리학자 알프레드 아들러는 열등감을 성장의 원동력이라 했다.

일상에서 발하는 열등감은 대하는 태도에 따라 성장으로 이끄는 요인이 되기도 하고, 움츠려 들게 하는 사건이 되기도 한다. 아이들에게 성장은 일상의 매 순간 순간 이루어진다. 열등감도 틈만 나면 들어오려 한다. 늘 가까이 있는 열등감이기에 작가들은 순기능으로 작용하길 기대하며 다양한 접근방법으로 그림책에서 보여준다.

어려움이 앞에 놓이면 극복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시도하거나 회피하는 방법을 선택하기도 한다. 회피가 필요할 때도 있지만 우선, 작가들은 극복하려 노력해 보길 권하며 그 길에도 여러 길이 있음을 슬쩍 일러준다.

그림책 <귀가 긴 토끼/메튜 J 백/키즈엠>에서 작가는 긴 귀의 활용성을 찾으며 열등감을 줄여보라 말하고, 같은 제목, 다른 작가의 그림책 <귀가 긴 토끼/기토우 하루에/태동출판사>에는 친구들을 외면하며 회피하길 선택한 친구 그러나 누군가 끈질기게 다가가 조금이라도 마음을 열게 해서 손잡는 것으로 극복해 보길 권한다. 귀 없는 토끼와 귀 있는 병아리를 등장인물로 설정하여 동병상련 속에서 키우는 살아가는 힘을 보여주는 <귀 없는 토끼/클라우스 바움가르트/미래엔아이세움> 그림책도 있다.

아이들에게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경우는 그림책 <짧은 귀 토끼/다원시/고래이야기>에서 보여주는 이야기일 것이다. 무슨 수를 써서든 친구들과 같아지는 것으로 극복하려는 아이들! 친구와 지내는 시간이 많고 그 관계에서 사회를 배우는 시기인 학창시절에 속하는 아이들에게 친구 관계는 일상의 전부라 할 수 있다. 짧은 귀를 갖고 태어난 주인공 동동이도 친구들과 같은 크기의 귀를 갖기 위해 무던히 노력한다. 같음에서 안정과 존재이유를 느끼는 지극히 보편적인 현상이다.

동도이는 귀를 모자 속에 감추기도 하고, 물만 줘도 자라는 당근처럼 되길 기대하며 귀에 물을 주기도 하는 등 피땀 흘려가며 노력한다. 물론 모두 실패한다. 동동이가 지치지 않고 여러 방법을 모색할 수 있는 힘의 원동력은 `동동이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특별한 존재'라 하며 끊임없는 지지와 사랑을 주는 부모님에게 있다.

효과도 없는 방법이지만 동동이는 궁리하며 시도하길 멈추지 않는다. 이번에는 친구들과 똑같은 귀 모양의 빵을 만들어 붙이고 다닌다. 친구들 반응이 제일 좋은 방법이었다. 물론 독수리가 채가는 바람에 이 또한 실패한다. 그러나 의지의 동동이는 이 과정에서 짧은 귀여도 괜찮다는 자신감을 얻는다. 독수리의 매서운 발톱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던 이유가 짧은 귀와 귀 모양 빵 덕분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동동이는 귀 모양 빵이 친구들에게 호응이 좋았던 것을 잊지 않고 빵집을 연다.

동동이가 열등감이 이는 마음을 줄이고 짧은 귀를 그대로 드러내며 다닐 수 있는 용기를 찾은 데는 일련의 이러한 과정을 거쳤기에 가능했다. 남과 다름을 인정하는 순간 다름이 틀림이 아님을 알게 되고 다름은 곧 나라는 것을 인지하게 된다. 열등감 극복위한 노력이 동동이에게는 성장의 원동력이 되어 자존감과 일상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준 순기능으로 작동한 것이다. 내 안에 있는 열등감을, 나는 어찌해야 할지 그 방법을 여러 그림책에서 모색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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