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표 드라이버란
행복표 드라이버란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10.01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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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겸의 안심세상 웰빙치안
김 중 겸 <건양대 석좌교수>

시속 160로 달리는 고속도로가 생긴다. 정체없고 사고 없는 꿈의 스마트 하이웨이다. 바퀴를 노면에 딱 달라붙게 빨아들인다. 얼지도 않는다. 소음도 없다.

교통정보는 운전자 모두가 공유한다. 달리면서 그때 그때의 상황에 따라 필요한 사항을 실시간으로 전송받는다. 목적지까지의 최적경로에 대한 우선순위를 판단받아 선택한다.

자동차는 어떤가. 주행과 정지가 자동으로 제어된다. 충돌과 추돌 같은 위험도 알아서 경고해 준다. 이런 정도뿐이라면 별로다. 단순한 운송수단을 초월한다. 이동 생활공간이 된다.

토목과 전자와 제조 기술의 융합이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앞으로 전개될 일이다. 지금은 아니다. 운전대를 잡은 사람은 질주본능에 사로잡힌다. 독일의 아우토반에 매혹되는 이유다.

내 맘껏 달린다. 상상만 해도 전율이 짜릿해진다. 우리 실정은 전혀 그렇지 않다. 길이 열악하다. 정체는 일상다반사다. 차의 성능도 아직은 최고수준에 견주기가 미흡하다.

게다가 도로교통문화는 웬만큼 산다는 나라 중 최하위다. 규칙은 무시하고 내 감각을 믿는다. 새 차나 큰 차나 외제차로 들이민다. 매너 부재다. 제 속도 지키고 가도 뒤에서 난리다. 얼마 전 일본의 재판 결과다. 뒤차가 과속하면서 전조등을 켜댔다. 경음기를 울려댔다. 앞차가 비키려다가 가드레일에 충돌. 한 명 사망에 한 명 부상. 징역 9년이 언도됐다.

고속도로는 욕심내기 좋은 운전환경이다. 달리고 싶은 욕구를 자극한다. 앞서 가는 차 밀치고 싶은 마음도 든다. 지그재그 곡예도 하고 싶다. 그게 다 사고를 부르는 몸짓이다.

많은 사람이 죽고 다치는 대형사고는 신나는 날에 일어난다. 좋은 일에는 나쁜 일이 함께 한다. 호사다마라 한다. 주의하면 악재를 예방할 수 있다. 방심하면 재난이 방문한다. 마음자물쇠 채우자.

길 떠나기 전에 차량상태점검은 필수. 혹 시간 없어 못했다면 휴게소에 설치된 정비서비스를 이용하는 여유를 지녀야 한다. 경찰에서도 간단한 정비는 손을 빌려준다.

운전대 잡으면 설렘에 들뜬다. 주의력 집중이 필요하다. 귀로에는 긴장도 풀린다. 함께 탄 일행의 운명이 내손에 달렸다. 쉬엄쉬엄 느긋하게 가는 당신. 행복표 드라이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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