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야만 만날 수 있는 풍경
걸어야만 만날 수 있는 풍경
  • 반영호 시인
  • 승인 2023.04.27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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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반영호 시인
반영호 시인

 

오늘도 `나리'와 산책을 했다. `나리'는 우리 집 애견 이름인데 다음 달이면 함께 한지 꼭 10년이 된다. 아내가 하늘나라로 가면서 외로울 거라며 아들이 사온 족보 있는 진돗개다. 그러니까 아내가 세상을 떠난 지도 10년이 됐나 보다. 환갑을 눈앞에 두고 급성 암으로 보냈고 빈자리를 온전히 채울 수는 없었지만 `나리'는 나에게 큰 위안을 주었고 이제는 뗄 수 없는 둘도 없는 동반자다.

사람이 한 살이면 개는 일곱 살이니, `나리'의 나이가 벌써 일흔. 칠순인 나와 동갑인 셈이다. 나의 수호자이기도 한 `나리'는 젊었던 지난날 너구리, 고라니 등 농장에 침입하는 유해동물을 한해 20여 마리씩 잡는 용맹을 떨쳤었다.

해가 진 뒤에 거리를 걷기도 좋다. 거리는 걸어야만 만날 수 있는 풍경. 걷지 않았다면 몰랐을 일들이 수없이 많이 있다. 모두 걷기의 매력이다. 일상을 피트니스센터로 바꾸는 선택지가 많은 사람은 평일이건 휴일이건 날씨가 좋건 나쁜 건. 언제든지 걷기를 만끽할 수가 있다. 이동을 하면 온도와 공기가 달라지고 바람 소리 사람들의 말소리 꽃향기 등 다양한 변화가 느껴진다. 이러한 자극이 중요하다. 외출한 곳에서 처음 만난 사람과 한두 마디 대화를 나누는 일도 있을 것이다. 사람은 타인은 물론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생물이다. 뇌를 젊게 유지하라면 걸어야 한다. 걸을 때에는 휠체어를 타고서라도 이동을 멈춰서는 안 된다.

노르딕 워킹과 폴 워킹이라는 것이 있다. 이것은 지팡이를 두 개를 이용해서 걷는 것이 특징이다. 하나씩 지지대가 있어서 균형을 찾기가 쉽다. 그 때문에 장애인을 위한 놀이기구워킹이나 폴 워킹 교실. 그리고 하이킹 대회가 전국 각지에서 열리고 있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지팡이 두 개를 이용해서 그걸 지지 삼아 걷는 것이다. 이러한 워킹은 양손으로 지팡이를 짚으며 걷기 때문에 상반신의 운동량이 많다. 보통 걷기보다. 최대 1.5배 운동 효과를 볼 수가 있다. 참고로 상반신 만 운동 효과는 최대 10배까지 높아진다. 이제까지는 하루에 일반 보를 강조하는 등 보행의 양만 중시했다. 이러한 경향 속에서 최근에 제기된 의문이 바로 보행의 질이다. 노르딕워킹 즉 지팡이를 치고 뒤로 밀면서 걷기 때문에 견갑골을 확실하게 움직일 수가 있고 같은 시간에 동일한 걸음을 걸어도 보통 걷기보다 에너지 소비량도 많다. 보행 장애가 없다면 짧은 시간에 더욱 밀도 높은 운동을 할 수 있고 보행 장애가 있거나 다리와 허리가 약하다면 안전하고 편안하게 걸을 수가 있다. 일반적인 걷기로는 운동량이 부족한 사람 반대로 일반적인 걷기가 불안한 사람은 이러한 노르딕워킹이나 홀 워킹을 시도해보길 바란다.

최근에는 60세 정년을 맞아서 은퇴 후에 남은 인생이 길어진다. 그러나 딱히 할 일이 없어서 매일 집안에만 시간을 보내는 그런 사람들이 많다. 특히 남성 중에는 은퇴 후에 치매에 걸리는 경우가 많다. 요를 활용해서 걷기 즐거움에 둔 사람도 있다. 그런 분들은 잘 걷는 덕에 직장생활을 할 때보다 혈색이 한결 좋아지고 세로 톤인 얼굴이 된다. 후기 고용자라고 일컫는 75세 이상이 되어도 흰머리나 주름은 있을지언정 긍정적이고 생기 넘치는 인상이 느껴지는 분도 있다. 그런 분에게 평소에 자주 걷는지 여쭤 보면 시중 팔고 즐겨 걷는다고 대답을 하신다. 우리 머릿속을 눈으로 볼 수도 없고 직접 열어서 측정할 수도 없지만 걸으면 세로 톤은 분비가 촉진된다. 그렇게 돼서 행복해진다는 말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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