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병원의 역사성 꼭 지켜져야 한다
청주병원의 역사성 꼭 지켜져야 한다
  • 한봉희 전 대전식약청 주무관(수의주사)
  • 승인 2023.04.16 1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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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봉희 전 대전식약청 주무관(수의주사)
한봉희 전 대전식약청 주무관(수의주사)

 

1981년 지어진 청주병원은 상호에 청주가 들어간 대표적 브랜드입니다.

청주대학교, 청주고등학교, 청주여자고등학교, 청주중학교, 주성중학교, 주성초등학교(주성이 청주의 옛 지명을 감안하여)의 학교를 보면 대부분 이 지역 최초의 교육기관들입니다.

충북 최초의 종합병원으로서 그동안 수많은 생명을 살리고 지역 의료 보건증진에 기여하는 제반 사업을 운영함으로써 지역주민 보건 향상과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해온 공로는 상을 수십 번을 주어도 됩니다.

그런 청주병원이 위기를 맞았습니다. 청주시와 청원군이 통합된 이후 새로운 청주시 신청사 건립이 추진되면서 청주병원은 이전요구를 받아왔습니다.

단지, 시청 인근에 자리했다는 이유만으로, 이전과 관련해 협의가 지지부진하다는 이유로 쫓겨날 처지에 놓였습니다.

일방적인 공탁금(일정기간 찾아가지 않으면 국가에 귀속되는 제도) 제도가 적용되었음에도 보상이 이루어졌다는 결론만 언론에 비치고 있습니다.

청주병원에 근무하는 직원과 병원에 입원해 있는 환자들도 적은 수이지만 청주시민입니다. 청주 시청 본관의 철거가 정책적 판단이었듯이, 이제라도 청주병원을 그대로 둔 상태에서의 청주시청을 지으면 안 될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자랑스러운 청주가 붙은 이름의 청주병원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가치의 소멸뿐만 아니라 무뢰한의, 무지의 소치입니다. 청주병원의 역사성은 청주라는 이름을 위해 꼭 지속하여야 합니다.

청주병원과 시청의 갈등을 보면서 사인과 공공기관의 단순한 관계가 아닌 의료법인과 공공기관의 문제는 민법이 아닌 특별법으로 집행되는 것은 더 배려하여 공적책무에 가까이 가기 위함일 수 있습니다.

청주시와 청원군의 극적 통합의 최대 피해자는 40여 년간 지역에 의료서비스를 담당하던 인근의 청주병원이 된다는 것은 두고두고 역사에 오점이 될 수 있습니다.

청주시청 본관의 철거로 앞으로 2년 정도 걸려서 시청 설계는 재공모할 것이라고 알려졌습니다.

새롭게 지어질 통합 청주시청사 위치는 청주시와 청원군의 통합과정에서 2014년에 내린 결론이었습니다.

10년 가까이 지난 결정이란 점을 고려해 청주신청사 위치에 대해 공론의 장을 열어 다시 논의가 진행되어야 합니다.

행정의 일관성도 물론 중요하지만 이미 청주시청 본관 보존과 국제공모를 무효로 돌리는 것을 보면 행정의 일관성이 사라진 듯합니다. 그렇다면 이제라도 행정은 민원과 세태 변화에 따라 도시 수요를 반영하는 유연성도 필요합니다.

한 번 사라지면 돌이킬 수 없습니다. 청주병원을 강제철거하기 전에 청주시는 다양한 지역사회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주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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