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당선 후 말 한마디면 될까 … “불 보듯 뻔한 空約”
대통령 당선 후 말 한마디면 될까 … “불 보듯 뻔한 空約”
  • 선거취재반
  • 승인 2022.02.24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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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대선-청주 상당 재선 현장을 가다
대선 확대경 - 유력 후보 충북공약을 분석한다
하 실현 가능성은 ‘글쎄’
청주도심 통과 광역철도 의지만으론 추진 역부족
강호축 고속철도망 등 다수 이미 국가정책 반영도
李·尹, 지역 숙원사업 검증 없이 남발 뒤 발뺌 우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대규모 사회간접자본시설(SOC) 사업을 중심으로 한 충북공약을 경쟁적으로 쏟아냈다.

그러나 어떤 예산으로 언제 어떻게 추진하겠다는 세부안 없는 장밋빛 공약이 대부분이어서 실현가능성엔 의문부호가 따라붙는다.

먼저 두 후보가 공통적으로 제시한 충청권 광역철도의 청주도심 통과는 신임 대통령 한 사람의 의지만 갖고 추진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이 공약의 핵심은 지난해 정부에서 발표한 제4차 국가철도망 계획에 포함된 대전 반석~세종 정부청사~조치원~오송~청주국제공항으로 이어지는 충청권 광역철도망의 청주도심 통과를 추가하겠다는 내용이다. 충북지역 노선을 오송~청주도심~청주공항 연결로 추진하겠다는 공약이다. 청주도심은 지하로 통과한다.

청주시민들로서는 사실상 청주시의 지하철시대 개막을 의미하는 공약으로 쌍수를 들어 환영할 만 하다.

하지만 문제는 정부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지하철 건설 비용을 지원해준 사례가 없어서 타 지자체와의 형평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로서는 청주시의 선례가 남을 경우 타 지자체의 지하철 건설비용 지원이 불가피해지는 문제가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지난해 충북도의 청주도심 통과노선 요구에 난색을 표명했다. 전체 사업비는 3조4400억원에 달한다. 청주도심 통과노선 건설비만 1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두 후보 공통공약인 청주공항 인프라 확충은 선거 때마다 여야를 불문하고 단골로 등장하는 재탕, 삼탕 공약이지만, 문제가 제기된 지 10여년이 지나도록 진척이 없다. 이 때문에 실현가능성엔 항상 의문부호가 붙는다.

정부는 청주공항 연간 이용객 수 부족과 국제노선 미비 등을 이유로 청주공항 인프라 확충에 미온적이다.

현재 청주공항은 활주로 연장, 국제선 여객터미널 독립청사 건립, 활주로 재포장, 활주로 운영 등급 상향, 국제화물청사 확충, 소형 계류장 신설 등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을 경우 대형 항공기 이착륙을 전제로 한 국제노선 확대와 그에 따른 이용객 수 증가 등이 요원하기 때문이다.

두 후보의 공약 중 △강호축 고속철도망 조기 구축 및 미래철도사업 육성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등 고속도로와 철도망 확충사업은 이미 대부분 국가정책에 반영됐다. 구축시기를 앞당기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수준의 공약이라 할 수 있을 뿐 새로운 공약은 아니다.

또 △바이오·시스템반도체·이차전지·에너지 수소사업 등 신성장산업 육성(이재명) △오송 글로벌 바이오 밸리 조성(윤석열) 등의 충북산업 육성 공약도 대통령의 의지만으로 실현되긴 어렵다. 철저하게 수익성을 따지는 기업에서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공장을 신설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두 후보가 언급한 이들 산업은 이미 충북이 선점한 사업이기도 하다. `달리는 말에 채찍질'하는 수준의 공약이라는 말이다.

결국 두 후보의 상당수 공약은 지방자치단체의 숙원사업을 검증 없이 대선 공약 리스트에 일단 넣어 발표하고 나중에 `나 몰라라'하는 악순환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선거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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