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산하 공직자들께
충북도 산하 공직자들께
  • 김기원 시인·편집위원
  • 승인 2022.01.19 1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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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원의 목요편지
김기원 시인·편집위원
김기원 시인·편집위원

 

퇴직한 지 10년이 넘었건만 아직도 현직 때 맺은 인연과 일들이 꿈에 나타나 잠을 설치는 얼치기입니다.

충주시에서 7년, 영동군에서 1년, 충북도에서 25년을 근무해 도, 시·군행정과 후배들의 심사를 조금 안다고 이따금씩 한마디 하는 오지랖 넓은 선배랍니다.

매년 이맘때면 나이 찬 선배들이 일반미로 돌아가고, 그 빈자리를 놓고 행해지는 승진·전보 인사로 정부미들이 연쇄적인 자리이동을 하지요. 어떤 이는 웃고 어떤 이는 울지만 한 해에 두 번씩 있는 정기인사는 공무원들의 내공을 다지고 성숙게 하는 숨통입니다. 신발끈을 고쳐 매고 다시 뛰게 되는 묘약이기도 합니다. 폼나게 일할 만하면 어느새 종착역에 당도해 짐을 싸야 하지만. 아무튼 은퇴를 하고 보니 참으로 빠른 게 세월이고, 변화무쌍한 게 공직환경입디다.

한참 더할 나이라 여겼던 후배들의 퇴직 소식을 접했을 때와 새까만 후배가 어느 날 부시장·부군수가 되고 국장이 되었다는 뉴스를 접할 때 세월의 빠름과 무게를 곱씹게 됩니다. 업무도 그래요. 인류를 옥죄고 있는 코로나19와 탄소중립 같은 업무는 우리 땐 상상도 못했던 일이었으니까요. 코로나방역업무에 직·간접으로 종사하며 본연의 업무를 봐야 했던 여러분들의 고충이 클 수밖에 없는 거죠. 혹여 조직에 누가 될까 봐 집안의 애경사도 나 몰라라 하며 휴일도 반납했던 당신들입니다. 참으로 수고 많으셨고 감사하기 그지없습니다.

아시다시피 금년은 국가와 지자체의 명운이 걸린 매우 중요한 해입니다. 5년간 국가를 통치할 대통령을 뽑는 대선이 있고, 4년간 도와 시·군을 이끌 도지사와 시장·군수와 지방의원을 뽑는 지선이 있어서입니다.

여러분은 선거업무도 지원하는 지방공무원이면서 동시에 주권자입니다. 그것도 중립의무를 띤 사리분별력이 뛰어난 매우 유능한 유권자입니다. 그럼에도 걱정이 되는 건 도지사와 시장·군수선거입니다.

자신의 인사권을 쥐고 있는 선출직이라 암암리에 될 만한 후보에게 줄을 서거나 몰래 정치자금을 대는 그리하여 당선인의 측근 노릇 하며 자신의 배를 불리는 몰염치들이 왕왕 있어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안 됩니다. 무릇 공직자란 국민들이 고용한 공복입니다. 한결같이 애민(愛民)하고 위민(爲民)하고 외민(畏民)해야 하는 존재이고 그럴수록 빛나는 공인입니다. 인사권을 쥐고 있는 도지사, 시장·군수에게 충성하는 직업이 아니라 도민과 시·군민을 두려워하고 우러르는 직업입니다. 그러므로 그 속에서 보람을 일구고 행복을 찾는 이가 참 공무원입니다.

공무원들은 각자 고유한 업무를 부여받습니다. 부여받은 업무를 도지사, 시장·군수의 심정으로 추진하고 처리하되 지향은 지역발전과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이어야 합니다. 타 시도, 타 시·군에도 같은 업무 또는 유사한 업무를 보는 직원들이 있습니다. 그들과 견주어 더 유능하고 헌신적이도록 자신을 채근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내친김에 한 말씀 더 드립니다. 독불장군이 되지 말고 조직과 직무에 시너지를 내는 협업의 명수가 되기 바랍니다. `있을 때 잘해'라는 유행가 가사처럼 동료 특히 부하 직원들에게 후덕하게 하세요.

퇴직하면 두고두고 후회스러운 게 바로 그러지 못했던 용렬함과 아쉬움이었습니다.

각설하고 국민들의 백신접종과 거리두기 참여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는 물러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세계 각국은 백신과 치료제 개발 그리고 효율적인 방역체계 확립 등 코로나19 종식의 선두국가가 되기 위한 피 말리는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사태에서 가장 빨리 벗어나는 나라가 곧 지상 최고의 선진국이자 복지국가로 자리매김 될 수 있어서입니다. 대한민국과 충북도가 그런 자랑스러운 국가와 지자체가 되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여러분들의 지혜와 힘이 하나로 뭉쳐지면 가능한 일이기에 희망을 가져봅니다. 힘내세요. 사랑합니다.

/시인·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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