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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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5.23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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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신의가 우선이다
대선과 총선을 앞둔 요즘은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임을 실감한다. 눈만 뜨면 정치얘기이고, 아주 범인들의 사석에서도 '정치'가 안 나오면 대화가 안 된다. 정치를 말할 때 '큰 구름이 머리위로 떠다닌다'라는 표현이 종종 인용된다. 이는 정치의 도도한 흐름과 예측불허의 폭발적인 가변성을 시사하는 말일 것이다.

실제로 지금 정치판을 기웃거리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안달이다. 어느 줄에 서야 하고 또 어떤 행보를 해야 할지 쉽게 답이 안 나오는 것이다. 누구는 어디로 가고, 누구는 또 어떤 사람들과 만난다는 식의 보도가 지방언론에서도 부쩍 많아졌다. 이 과정에서 특정인들의 이합집산이나 반목이 여론의 도마위에 올려져 이미 알만한 사람들 사이에선 많은 얘기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비록 대선이라는 큰 그늘 때문에 지역에서의 소소한 움직임은 잘 드러나지 않지만 정치인이 됐든 정치꾼이 됐든 이들의 움직임이 벌써 예사롭지 않다.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고질적인 악순환이 하나 있다. 이른바 '배신의 향연'이다. 정당을 바꾸면서 말을 갈아 타거나, 어제까지 신의와 의리를 입에 올리던 사람들이 오늘 갑자기 정적이나 원수가 되는 것이다. 민주주의의 근간은 정당정치다. 하지만 이 말은 여전히 생뚱맞다. 정치인은 물론 유권자까지 이념에 충실한 정당문화에 익숙하지 못한 결과가 이처럼 선거철의 무원칙하고 비이성적인 이합집산을 부추긴다고 봐야 할 것이다.

안타깝게도 올 대선에선 이러한 형이하학적인 현상이 더욱 기승를 부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정권창출의 8부 능선까지 올라갔다고 자평하는 한나라에서도 지지자들이 이명박, 박근혜라는 두 후보를 놓고 마지막까지 저울질을 할 수밖에 없어 눈치보기와 시류 영합이 눈에 보듯 선하기 때문이다. 벌써 지역의 비중있는 인사들이 두 후보를 놓고 갈지자 행보를 함으로써 달갑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정치도 신의가 우선이다. 이것이 전제되지 않는 한 국가의 선진화는 여전히 요원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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