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
사 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5.11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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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낙도 천연기념물 훼손해서야
최근 산란기를 맞은 괭이갈매기 알을 보신용으로 쓰기 위해 몰래 채취해가는 사례가 잦아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말에는 충남 태안군 난도에서 괭이갈매기알 90여개를 불법으로 채취 밀반출하려던 한 어선의 선장이 불구속 입건되기도 했다. 천연기념물 제334호로 지정된 괭이갈매기 알이 몸에 좋다는 소문에 개당 2000원씩 높은 값을 받을 수 있어 주 번식지인 난도에서 뿐 아니라 궁시도, 흑도 등 인근 섬에서도 불법채취 행위가 횡행하고 있다니 안타까운 일이다. 태안군은 괭이갈매기 알의 불법채취와 밀반출을 막기 위해 해안경찰의 협조를 얻어 오는 6월말까지 집중단속을 벌이기로 했지만, 근절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다.

괭이갈매기 알 뿐만이 아니다. 오래전부터 서해안국립공원 일대의 해안 및 도서지역에 서식하는 조류는 물론 자생하고 있는 희귀식물이나 뛰어난 경관을 이루고 있는 자연석이 마구 채취되거나 훼손되고 있어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그럼에도 아직 근절되지 않고 있다니 답답한 노릇이다. 지난달 초엔 완도해안경찰이 다도해국립공원인 완도군 보길도 야산에서 자생춘란 20여촉을 불법채취해 육지로 반출하려던 사람을 검거했다. 천혜의 자연경관을 지닌 서해의 외딴 섬들엔 희귀동·식물들이 많아 외지인의 출입을 제한하며 집중보호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한해만 해도 30여건의 불법행위를 적발하는 등 해마다 자연훼손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각종 공해로 인한 환경오염과 무분별한 개발사업 등 자연훼손으로 희귀 동·식물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불법적인 남획과 채취행위까지 성행한다면 제대로 된 자연을 보존하기 어려울 것이다. 자연은 일단 한 번 오염되고 훼손되면 원상으로 회복시키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세계적으로도 특히 20세기 이후 지구상의 동·식물 중 많은 종류가 멸종되어가고 있다고 한다. 충남 서산, 태안의 해양국립공원과 주변에 자리 잡은 유무인도 등 서해안 일대엔 철새들은 물론 수십년 되는 희귀식물과 기묘하게 생긴 자연괴석이 산재해 아름다운 경관을 이루고 있다. 이런 자연은 후손들에게 그대로 물려줘야 할 것이다. 모두가 자연보존에 대한 인식을 더욱 깊게 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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