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
사 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5.11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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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단체장 해외활동의 허와 실
정우택 충북도지사가 10일 해외시장 개척과 해외기업 유치를 위해 미주방문에 나섰다. 기간이 11일이나 되는데다 미국의 주요 도시와 캐나다 등을 방문하는 일정이기 때문에 그 의미가 적지 않다. 사실 지역의 부존자원이 절대적으로 열악한 충북의 입장에선 지방자치의 성패여부는 철저하게 외부로부터의 경제자원 유입여부에 좌우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민선 지방자치 이후 충북의 자치단체들은 경쟁적으로 해외활동을 벌이며 외자 및 기업유치에 많은 시간과 예산을 투입했다.

그러나 그 결과가 제대로 검증되거나 사후 평가된 적은 한 번도 없다. 언론 역시 해당 지자체가 제공하는 보도자료의 기사화에 머물렀고. 이렇다보니 해외활동 그 자체의 실효성 여부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있을리가 없다.

일단 해외활동에 나선 단체장들은 현안의 성격에 상관없이 실무선에서 수치를 올리는 데 혈안이 되다보니 심한 경우 외국인과 만나 단순하게 의견만 교환한 것조차 외자유치 실적으로 포장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동안 지자체의 해외활동은 물론, 소기의 성과를 거둔 후 지역경제 활성화의 견인차가 되는 사례도 있었지만, 이처럼 숫자놀음에 불과한 경우가 비일비재했던 것이다. 한동안 언론을 크게 장식했던 해외 기업유치나 외자유치 보도가 과연 어떻게 자리매김 됐는지를 곰곰이 생각해 보면 답은 금방 나온다. 대표적인 사례가 2000년부터 몇년간 충북도가 최고의 실적으로 홍보했던 독일 테라바트사의 외자유치 건이다. 당시 충북도는 충주시 연수동 온천지구에 국제적인 종합휴양레저타운을 건설키로 하고 테라바트사와 양국을 오가는 투자협정 조인식까지 갖는 등 요란을 떨었지만, 결과는 너무 황당하다. 이곳 지열을 활용해 무슨 대체에너지까지 개발할 수 있다면서 홍보하며 충주시가 11억여원을 들여 진입도로까지 개설해 줬는데, 문제의 사업지구는 잡초만 무성한 황무지로 변해 있다. 여기에 들어간 혈세를 생각하면 당시 책임자들은 시쳇말로 구속감이 되고도 남는다. 이번 정우택 지사의 미주방문은 겉포장이 아닌 알찬 성과를 가져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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