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
사 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3.14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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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 인권을 존중하자
지난달 11일, 전남 여수에서 큰 참사가 있었다. 여수출입국관리소에서 불이 나 외국인 10명이 죽고 많은 사람이 다쳤다. 여수 참사 이후 청주외국인보호소로 이전, 구금되어 있던 22명이 출국하기까지 청주는 이주노동자 문제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그런데 정부는 이 사건을 불법체류자들 사이에서 발생한 방화(放火)로 규정했다. 여수관리소의 화재와 원인, 그리고 이후의 처리와 결과 등에 대해서는 여러 견해가 있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한국인들의 이주노동자를 대하는 태도가 매우 비인간적이라는 점이다.

한국인들의 서양인을 대하는 태도와 아시아·아프리카인을 대하는 태도는 확연히 다르다. 서양인에 대해서는 동경과 모방의 감정을 가지고 대하고, 아시아·아프리카인에 대해서는 우월과 무례의 감정을 가지고 대한다. 이 얼마나 이중적인가. 똑같은 외국인을 피부와 인종이 다르다고 해서 이처럼 차별적으로 대하는 것은 한국인들의 인식구조에 큰 문제가 있음을 반증(反證)한다. 불법체류의 구조적인 본질은 바로 이 점, 한국인이 이주노동자를 차별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한국에 외국인들이 와 있는 것은 부족한 노동력 때문이거나 외국인이라야만 할 수 있는 일을 하기 위해서 와 있다. 이들이 한국인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도 아니고 한국인과 경쟁하는 것도 아니다.

무엇보다도 이들은 인간으로서의 인권을 가진 고귀한 존재다. 그렇다면 이들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불행하지 않도록 해주는 것은 당연하다.

'베트남 처녀와 결혼' 이렇게 써둔 선전문에는 '도망가지 않음'과 같은 경악할 만한 폭력적 문장도 있다. 한국인들은 서양 백인이 다가오면 열등의식과 동경의식을 가지는 반면 네팔사람이 다가오면 갑자기 표변하여 군림하는 사람처럼 행동하는 그 태도가 얼마나 비열한지 모르는 것인가. 이러한 이중적 태도를 정신분열증세라고 한다. 외국인은 한국인과 똑같은 사람이며, 인권을 가진 존재이며, 존중받아야 하는 고마운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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