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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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12.20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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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등불
김 중 길 <청주적십자봉사회장>

한해를 마감하는 연말, 인도의 한 왕이 부처를 찾았다. 그는 한해를 마감하면서 무엇인가 부처에게 귀중한 선물하고 싶어했다. 그래서 부인에게 말하여 선물을 준비시켰다. 어떤 것이 제일 적당 할까를 고민하다가 부인에게 말하기를 "우리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이아몬드가 있지 않소. 다이아몬드를 선물해야겠소. 부처도 고마워서 나를 축복해 주겠지"라고 말했다.

그러자 왕비는 웃으면서 말하기를 "부처에게는 다이아몬드도 하나의 돌에 불과할 뿐이오. 부처님은 연꽃을 무엇보다 좋아 한답니다"라고 말했다.

왕이 물었다. "무엇 때문이지요" 왕비가 답하기를 "연꽃은 인간의 진화를 상징합니다. 인간은 진흙으로 의미되지만 그 진흙 속에서 연꽃이 피어 납니다. 비록 인간이 진흙에 불과하다고 해도 그 안에는 연꽃의 씨앗이 감추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연꽃은 그만큼 깊은 뜻을 갖고 있지요. 부처님께서 연꽃을 좋아하는 것은 가장 낮은 존재로부터 가장 높은 존재로 가는 과정, 땅에서부터 신성(神性)으로 오르는 과정을 나타내 주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했다.

우리에게 무엇인가 깨달음을 주는 이 일화를 통해 '봉사'를 떠 올릴 수 있다. 인간사회의 연꽃이 곧 봉사이기 때문이다.

세상이라는 진흙 속에 뒹굴면서 생존경쟁의 살벌한 전장(戰場)을 살아가고 있는 현재의 우리 인간은 신성(神性)과 악성(惡性)을 함께 지니고 있다고 한다. 인간 사회의 연꽃으로 개화하려는 마음을 가지고 실천한다면 거룩한 신이 될 것이다. 그러나 나만을 위한 삶에 눈이 어두워 욕망의 늪에 빠져 헤어나지 못한다면 악의 화신으로 전락해 버리게 될 것이다.

마침 한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게 되는 '송구영신(送舊迎新)'의 세밑이다. 다사다난했던 올 한해도 이제 12일 남았다. 해마다 이맘때면 영하의 추운 날씨 속에서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크리스마스 캐럴과 함께 거리마다 골목마다 구세군 자선냄비의 종소리가 잠든 우리의 영혼을 깨우고 있고, 지난 한해를 돌아보며 나보다 못한 이웃을 위한 생각에 불우이웃돕기 성금함에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빨간 사랑의 열매가 사랑의 온도계를 가열시키고 있다.

지금 적십자봉사단원들을 비롯해서 많은 자선단체들이 거리마다 사랑의 등불을 켜들고, 춥고 어두운 소외지역과 불우이웃들을 찾아 따뜻한 사랑의 마음을 전해 절망에 빠진 이들에게 작은 빛이 되어 얼어붙은 가슴을 훈훈한 온정으로 녹이고 있는 것을 볼때 마음 한편이 흐뭇해진다.

자원봉사란 자유의지를 바탕으로 사회봉사를 실행함을 뜻한다. 자원봉사는 어떤 특정한 사람이나 집단 또는 시간적, 물질적 여유가 있는 사람만이 하는 특별한 활동이 아니라 누구나, 언제나, 어디서나, 어떠한 방법으로든 마음만 있으면 참여해 함께 할 수 있는 실천 활동이다.

연말 연시를 맞아 우리 모두 자원봉사의 일원이 되어 봉사의 등불로 어둡고 추운 세밑을 환하게 밝히고 따뜻하게 녹이는 온정의 숯불이 되자.

우리 나라는 전국민의 20%가 유형 무형으로 봉사활동에 참여하게 된다.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이라는 자부심도 갖고 있지만, 봉사 참여자가 많다는 것도 큰 자랑이다.

오늘 다사다난했던 한해를 보내고 다시 희망찬 새해를 맞을 준비를 하면서 우리가 꼭 해야할 일은 우리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평화로운 시대를 맞으려면 나만의 소유 의식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의 삶을 존중하고 어떻게 하면 서로가 '더불어 함께' 살 수 있는지 생각해 나누고 노력하면서 언제, 어디서나, 무엇이든지 봉사하는 마음을 실천해야 할 때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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