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경찰청장 임명 임박…이철성·이상원 양강구도, 김치원 다크호스
차기 경찰청장 임명 임박…이철성·이상원 양강구도, 김치원 다크호스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6.07.17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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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군 치안정감 6명 중에서 이달 말께 내정될 듯
유력했던 이상식 부산청장, SPO사태로 '돌발악재'
흔들리는 경찰조직 다잡을 관리형 리더 급부상
현 정권에서 호남 출신 청장 파격 발탁 가능성은?

강신명 경찰청장이 다음달 22일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차기 경찰청장이 누가 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5만 경찰 조직을 지휘할 새로운 수장의 윤곽은 이달 말쯤 나올 전망이다.

경찰청장(치안총감)에 올라갈 수 있는 후보군은 총 6명(치안정감)이다. 이철성(58) 경찰청 차장, 이상원(58) 서울경찰청장, 김치원(54) 인천경찰청장, 정용선(52) 경기남부경찰청장, 이상식(50) 부산경찰청장, 백승호(52) 경찰대학장 등이다.

통상 임기 만료일을 한 달여 앞둔 상황이면 유력 후임자의 윤곽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조직 내 돌발 악재들이 많아 예측이 쉽지 않다.

당초에는 순경에서 시작해 청와대 비서관까지 지내는 등 '입지전적 경찰'로 꼽히는 이철성 차장과, 행정고시에 합격한 대표적 '엘리트 경찰'로 경북 출신이라는 지역 배경을 갖춘 이상식 청장의 2파전이 예상됐다.

하지만 최근 부산 지역 학교전담경찰관(SPO)들이 여학생과 성관계를 맺은 사건이 불거지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경찰관 비리 등 조직을 흔들고 있는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해 변수가 되고 있다.

개인의 화려한 '스펙'보다는 일선 경찰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흔들리는 조직을 다잡고 관리할 수 있는 안정적 구심점으로서의 '관리형 경찰청장' 필요성이 대두되는 시점이다.

이상식 청장이 SPO 여학생 성관계 사건으로 조직 관리 능력에 크게 흠집이 난 상황에서 현재 경찰 안팎 분위기로는 이철성 차장과 이상원 청장의 양강 구도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김치원 청장이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 3인은 경찰내 다양한 보직을 경험하고 부드러운 리더십을 보유하고 있어 관리형 리더로서 적합하다는 평가를 대체로 받고 있다.

우선 이철성 차장은 경찰 하부조직에서부터 출발해 다양한 부문을 두루 섭렵했다는 점이 장점이다. 순경으로 입직해 재직 중 간부후보생 37기로 재임용된 특이 케이스의 인물이다.

일선 지역 경찰서장부터 경찰청 홍보담당관, 외사국장, 정보국장 등을 역임했다. 경찰청 차장으로 발령받기 전에는 대통령 정무수석실 사회안전비서관으로 지내면서 정권과의 신뢰관계 또한 두텁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부산 SPO 사태와 관련해 지휘부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냐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상원 청장의 경우 간부후보생 30기로 차기 청장 후보들 중 가장 고참이라는 점이 주목된다. 이 청장 역시 일선 경찰서장부터 형사과장, 수사국장, 보안국장, 경무인사기획관 등 다양한 기능을 거쳤다.

강신명 청장이 '지나치게 정권 눈치를 본다'는 비판을 많이 받아온 상황에서 이상원 청장은 평소 '직원들을 믿고 관련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밀어준다'는 평을 받아온 점이 강점이다.

이상원 청장은 최근 굵직한 사회 이슈가 됐던 강남역 살인사건,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사고, 메피아(메트로+마피아) 사태 등 주요 현안들을 직접 현장에서 챙기는 등 책임감 강한 리더십의 소유자로 거론된다.

김치원 청장은 경찰대학 1기 출신이다. 경찰청 정보과, 감사담당관, 교통국장, 정보국장 등을 역임했다. 또 경기 성남 분당경찰서장, 서울 관악서장, 울산청 차장, 대구청 차장, 경북청 청장 등 각지에서 활동한 이력을 갖췄다.

관내 다양한 현장들을 골고루 살피는 발로 뛰는 리더라는 평을 받고 있다. 실제로 지하철 공사장, 공항 등 현장 점검과 경찰서·지구대 순시, 훈련 참여 등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이를 통해 일선 경찰관들의 고충을 청취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다는 평가다.

정용선·이상식 청장과 백승호 경찰대학장도 저마다의 특장을 부각시키고 있어 막판 뒤집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용선 청장은 '디테일의 상징'으로 꼽힌다. 정 청장의 페이스북 계정을 살펴보면 그 꼼꼼함이 묻어난다. 관내 초등학교 곳곳을 방문해 등굣길 사고 예방 캠페인을 벌이고 각 기능에서의 활동도 치우침 없이 골고루 소개한다. 연출 없는 리얼함이 묻어나 진정성이 느껴진다는 평도 받는다.

경찰청 수사국장 시절에도 다양한 유형의 사건 수사를 총괄하며 직원들을 이끌었다. 경찰청 생활안전국장, 충남청장과 대전청장, 경찰교육원장을 경험했다.

이상식 청장은 경찰대 5기 졸업생으로 행정고시(34회)에도 합격한 엘리트 경찰로 유명하다. 부하 직원들 사이에서 일찌감치 차기 청장 후보로 점쳐지며 물망에 올랐으나 최근 큰 파문을 일으킨 SPO사건으로 유력 후보군에서 갑자기 멀어졌다.

경찰 조직 외에도 대통령실 민정비서관실, 행정안전부 치안정책관 등 정부 내 요직을 거친 경력이 강점이다.

백승호 경찰대학장은 사법고시 33회 출신으로 경찰에 특채 임용된 역시 엘리트 경찰이다. 경찰청 인권보호센터장, 수사과장, 경찰수사연구원장, 전남청장 등을 지냈다. 다만 현직인 경찰대학장은 지휘 라인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이 약점이다.

일각에서는 강신명 청장에 이어 경찰대학 출신이 2년 연속 임명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한다. 경찰대 출신을 잇따라 수장 자리에 앉히면 조직 내 유·무형의 반발감이 더욱 구체화·조직화 할 수 있다는 논리다. 비(非) 경찰대학 출신은 이철성 차장과 이상원 청장이다.

지역 안배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강신명 청장은 대구·경북(TK) 출신이다. 따라서 후임에 TK 쪽 인사는 정무적으로 배제될 가능성이 있다.

이상원 청장은 충북 보은, 정용선 청장은 충남 당진으로 충청도 출신이다. 이철성 차장은 경기 수원으로 역시 비TK에 속한다. 'TK 인사 챙겨주기'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반면 김치원 청장은 울산, 이상식 청장은 경북 경주 출신이어서 지역 배경이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유일한 호남(전남 장흥) 출신인 백승호 학장이 전향적인 지역 안배 차원에서 오히려 전격 발탁될 수도 있다.

차기 경찰청장은 25일 이후 내정될 것으로 보인다. 내정자는 경찰위원회의 동의를 거친 뒤 행정자치부 장관 제청을 받게 된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가진 다음 대통령 권한으로 임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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