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보국 前국장, EU의 '터키 비자면제' 경고
영국 정보국 前국장, EU의 '터키 비자면제' 경고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6.05.17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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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보기관인 비밀정보국(MI6) 전 국장이 유럽연합(EU)의 터키 비자면제에 대해 “불 옆에 휘발유를 저장하는 것과 같다”며 강력 경고했다.

MI6 전 국장 리처드 디어러브 경은 16일(현지시간) BBC와의 인터뷰에서 수백 만명의 터키인에 대해 비자 면제를 해주는 것에 대한 우려을 전달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디어러브 전 국장은 “이주민을 전혀 받지 않는 것은 선택 사항이 아니다”며 “유럽에 들어오는 이민자 수는 향후 5년 간 수백 만명에 이를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EU가 에게해를 건너오는 난민들을 막으려고 터키인 7500만명에 대한 비자 면제를 주는 것은 못된 결정이다”고 주장했다.

지난 해 유럽에 도착한 난민 수는 160만명에 달한다. 디어러브는 난민이 EU국가에 발을 디디면, 28개 회원국 내에서 이동의 자유가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지정학적 영향이 유럽의 정치상황을 바꾸기 시작했다”며 “오스트리아에서 (반이민) 극우 자유당이 부활했으며, 다른 유럽 국가에서도 극우 포퓰리즘 정당들이 득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디어러브 전 국장은 극단주의 포퓰리즘 우파 운동이 나타난 것은 유권자들이 이민자 수 통제 실패에 환멸을 느낀 탓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유럽의 현 난민 위기는 1945년 2차 세계 대전 이후 난민 위기 때보다 훨씬 심각하다. 이는 전 세계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또한 디어러브 전 국장은 “대규모 난민 유입이 EU국가들이 함께 행동하려는 의지를 꺾고 있다”며 “이는 EU가 가장 심각한 사회적·인도주의적 문제에 직면했을 때 (EU국가들을) 무력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의 주요 정치인들이 각각 자기 문제에만 몰두해 악순환을 끊기 위한 공동 결정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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