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라이언, 화해 모드 얼마나 가려나
트럼프· 라이언, 화해 모드 얼마나 가려나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6.05.1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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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와 같은 당 1인자 폴 라이언 하원의장(위스콘신)이 12일 담판 회동을 앞두고 화해 모드를 조성하고 있다.

두 사람은 지난 주 라이언 의장의 트럼프 지지 유보 발언을 시작으로 날선 공방을 주고받았다. 회동이 다가오면서 발언 수위를 조절하고 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 라이언-트럼프, 일단은 화해 모드

라이언 의장은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수백 만 명을 움직여 경선을 승리한 것에 대해 인정받을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전의 강경한 입장을 조금 바꿔 "우리는 같은 방향으로 가는 같은 배를 타고 있다"며 "지금 문제는 우리가 어떻게 공화당의 여러 분파를 통합할 지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후보도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솔직히 그가 의장으로 머물러 주면 좋겠다"며 라이언이 순리대로 7월 전당대회의장을 맡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주장했다.

앞서 그는 라이언 의장이 지지를 거부하면 당 대선 후보로서 의장직을 박탈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또 자신은 "라이언 의장을 지지할 준비가 안 됐다"고 비아냥댔다.

자세를 낮춘 트럼프 후보는 이날 "그는 매우 좋은 사람"이라며 "그는 당에 좋은 일을 하길 원한다. 우리가 (12일 회동에서) 매우 긍정적인 결과를 낼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라이언 의장과 트럼프 후보는 오는 12일 워싱턴DC에서 담판 회동을 할 예정이다. 두 사람은 외교, 경제, 복지, 이민 등 주요 이슈 전반에 걸쳐 상반된 견해를 갖고 있다.

라이언 의장이 당의 전통적 정체성을 지키며 통합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반면 트럼프는 유권자들이 선택한 자신을 중심으로 당이 헤쳐모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 라이언, 트럼프에 '보수 원칙' 강조 예상

지난 2012년 대선에서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뛴 라이언 의장은 당을 분열된 상태로 내버려 두면 민주당과 겨루는 본선에서 대가를 치를 거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진영에서도 본선에서 민주당 대선 주자로 나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효과적으로 견제하려면 당 기득권과 협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라이언 의장은 "우리 모두가 보수주의자로서 믿는 몇몇 중요한 원칙이 있다"며 "앞으로 전진하면서 이들 가치를 중심으로 결집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을 뿐"이라고 이날 말했다.

그러면서 "난 단지 모두가 지지할 수 있는, 국민들이 자랑스러워 할 수 있는 캠페인을 진행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싶다"고 거듭 강조했다.

라이언 의장은 이번 회동에서 구체적인 정책보다는 당이 지켜야 할 원칙을 놓고 트럼프와 합의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공약 하나하나를 논의할 단계는 아니라는 분석에서다.

트럼프에 등돌린 여성과 마이너리티 표심을 되돌릴 전략이 있는지도 논의할 사안이다. 트럼프는 인종·성 차별 발언을 거리낌 없이 일삼은 탓에 이들 유권자들 사이 지지율이 유독 낮다.

보수 원칙을 강조하는 라이언은 트럼프의 정책 노선 변경에 관해서도 명확한 답을 요구할 전망이다. 트럼프는 부자 증세, 최저임금 인상, 자유무역 축소 등 민주당에 가까운 공약을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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