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재일 정책위의장 임명에 친노 "김종인 바뀌면 교체될 수도 있어"
변재일 정책위의장 임명에 친노 "김종인 바뀌면 교체될 수도 있어"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6.05.1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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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11일 4선의 변재일 의원을 신임 정책위의장으로 임명한 가운데, 이를 두고 김 대표와 정치적 각을 세워왔던 친노 진영에서는 "일단 두고보겠다"는 기류가 흐르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에는 변재일 신임 정책위의장이 비주류 중에서도 중도온건 노선을 지향, 계파색도 옅어 당내 강경파 사이에서 거부감이 크지 않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친노계에서는 일단 변 의장이 4선의 중진인데다, 정책위의장과 민주정책연구원장 등 정책 분야를 두루 역임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이는 여소야대(與小野大) 국면인 20대 국회에서 변 의장이 원내 협상력에 있어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20대 총선 승리 직후 전당대회 개최 시기를 놓고 김종인 대표와 문재인 전 대표간 신경전이 벌어지면서 당 안팎에서 '친노 패권주의' 논란이 또다시 불거졌던 데 대해 친노계가 이를 의식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지난 해 정책위의장 인선 문제를 놓고 문재인 전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가 충돌했던 전력도 친노계 입장에서는 부담으로 작용한 듯 보인다.

친노계의 한 재선의원은 이날 뉴시스와 가진 전화통화에서 "변재일 신임 정책위의장은 김종인 대표가 경륜이 있기에 가능한 인선"이라며 "당 정책이 급진적으로 가지 않도록 완충역할을 하는 데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긍정적인 평을 내놨다.

그러면서도 "'김종인 사람 심기'는 전당대회 시기를 감안하면 겨우 2~3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을 것이고, 변 의장의 임기도 사실상 따져 보면 그리 길지 않다"며 "자신과 비대위원을 경험했던 자기 사람을 '돌려막기'로 인선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김종인 대표에 대한 경계심을 나타냈다.

또다른 친노계 인사도 "변재일 정책위의장은 새누리당과의 관계에 있어서 나쁘지 않은 인선임에는 분명하다"면서도 "당대표가 교체되면 (정책위의장도) 교체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변재일 정책위의장에 대해서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친노 진영이 이처럼 김 대표의 정책위의장 인선에 대해선 유야무야 넘어가는 분위기지만, 당내 또다른 핵심 요직인 민주정책연구원장 인선을 놓고서는 호락호락 넘어가지 않을 기세다. 민주정책연구원은 당내 싱크탱크이자 내년 대선 전략을 설계하는 주요 기관으로 원장 인선에 따라 당내 대선 판도에 미묘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 민병두 민주정책연구원장의 임기는 오는 8월 7일까지로, 8월말께 물러날 것으로 예상되는 김종인 대표가 이론적으로는 차기 원장을 임명할 수 있다.

당 관계자는 "지금 임명된 정책위의장은 당대표 임기가 끝나면 함께 끝날 수 있기 때문에 길어봐야 4개월"이라며 "정책위의장보다는, 김 대표가 만약 임기 2년의 민주정책연구원장을 비주류 인사로 임명한다면 친노계의 반발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친노계에서도 "물러나는 당 대표가 민주정책연구원장 같은 요직 인선까지 한다는게 말이 되느냐"며 차기 당 대표에게 지명권이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친노계 재선 의원은 "민주정책연구원장은 예산, 사람, 기획, 여론조사 등 당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요직"이라며 "긴 호흡을 두고 정책을 연구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김 대표의 측근이 임명되거나 비주류 진영이 원장을 맡아서는 안된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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