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선 후보들을 통해 20대 총선을 말한다
다선 후보들을 통해 20대 총선을 말한다
  • 충청타임즈 기자
  • 승인 2016.03.27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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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거대 양당이 법정후보등록 기간이 종료되는 시점까지 극심한 공천갈등을 겪었다. 이번 양당 공천과정을 보면 ‘국민을 위하는 정캄는 말뿐이고 자기 정당이 승리하기 위한 선거조차도 안중에 없는 듯 오로지 자기 계파의 정치적 이해만을 좇았다. 정치가 기본적으로 세력 다툼에서 시작된다고는 하지만 최소한의 도의나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 그러나 비겁하고도 추잡한 공천갈등이 이번처럼 적나라하게 드러난 적이 있었던가 싶다. 이런 정당들이 과연 국민을 대표할 수 있을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이런 와중에서도 후보등록은 끝났다. 역대 어느 선거보다 혼란한 상황 속에서 20대 총선의 막이 오른 것이다. 이제 선거에서 이기기 위한 격렬한 싸움이 시작될 것이다. 선거가 끝나고 당락이 결정되는 순간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잊어버리겠지만 선거운동 기간에는 그럴 것이다.

선거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이번 선거에서도 3선 또는 4선에 도전하는 다선의원(후보)들의 선거전을 보면 아이러니함을 느낀다. ‘묵은 솔이 광솔이요, 구관이 명관’이라고 했는데 정치 신인들보다 다선들이 더 조바심을 낸다.

이런 모습이 아이러니하다는 것이다.

아마도 자기만을 위한 자기 정치를 해왔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다선일수록 국민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자기만을 위한, 자기 계파를 위한 정치에 몰입하는 경향이 높다. 자기를 위한 정치를 한다는 것이다. 정치를 자기 취향과 입맛대로 한다는 것이다. 정치인은 자기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누군가를 대변하고자 싸우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정치인으로서 존재의 목적이자 이유이다.

자기정치는 나쁜 정치이다. 좋거나 나쁜 정치의 판별 기준은 공(公)과 사(私)로 구분하면 된다. 나쁜 정치의 공통점은 정치인들이 공익보다 자신들의 사익을 먼저 도모한다는 것이다. 자기정치를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좋은 정치는 권력보다는 삶의 문제를 의제로 만든다. 그것은 유권자인 국민이 원하는 것이다. 결국 국민의 소리가 정치로 실현되는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한다는 것이다. 정치의 정점이 곧 국민이라는 것을 말해 주는 것이다.

다선의원이 자기정치를 하다가 말로가 험했던 지역의 한 국회의원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새누리당 4선의 제천·단양 송광호 의원은 사익을 추구한 자기정치를 하다가 결국 영어의 몸이 됐다. 4선의 다선인 그가 국민과 충북도민을 위해 정치를 했다면 그는 이번 총선을 통해 5선 의원이 됐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자기만을 위한 정치를 했다. 그래서 그렇게 됐다.

유권자들은 안다. 다선 후보들이 자기 정치가 아닌 진정 국민에 대한 믿음의 정치를 했다면 다시 평가를 받아야 하는 총선전에서 유권자들의 믿음에 대한 보답을 표로 답할 것이기 때문에 당락에 대해 조바심을 낼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이런 맥락에서 정치 신인과 똑같은 생각으로 똑같은 방법으로 선거를 치르는 선수가 높은 후보들의 선거전이 아이러니하다는 것이다. 결국 조바심을 내는 그들은 입으로는 ‘국민을 위한다’면서 자기정치를 해왔다는 것을 보여주는 꼴이다. 우리 정치권의 현실이다. 그래서 슬프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당선되려는 정치 신인과 달리 그동안 쌓인 유권자들과의 믿음과 신뢰를 통해 선수를 높이는 그런 다선 후보들이었으면 한다. 그렇게 당선된 다선 의원들이 자기정치가 아닌 국민과 지역을 위한 정치를 이끌었으면 한다. 진정성과 진심의 정치라면 그렇게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냉전(Cold War)이라는 말을 국제정치의 유행어로 만든 미국의 정치평론가 월터 리프먼(Walter Lippmann)은 “정치인(政治人

)은 자기가 속한 정당과 계급의 작은 이익에 봉사하지만 정치가(政治家)는 장기적인 시야를 갖고 당파의 이익을 초월해 전체의 큰 이익을 위해 일을 한다”고 정의했다. 이번 총선에 나선 다선 후보들이 새겨들어야 할 말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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