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위안화 쇼크'…中 충격에 요동치는 주식·환율
'2차 위안화 쇼크'…中 충격에 요동치는 주식·환율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5.08.12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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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1.5% 급락…환율 1190원대로 치솟아
中 인바운드 수요확대…화장품업체 최대 피해
"위안화 구조적 약세로 갈지는 좀 더 지켜봐야"

중국이 경기부양과 수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2차례의 기습 위안화 평가절하 조치에 나서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충격이 커지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11일 미 달러에 대한 위안화 기준 환율을 전날보다 1.86% 높은 6.2298위안으로 고시했고, 12일에는 추가로 1.62% 올린 6.3306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로써 위안화는 이틀동안 3.51% 평가절하됐다.

◇코스피 1.5% 급락…환율 1190원대로 치솟아

중국의 두차례에 걸린 위안화 기습 평가절하로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예상치 못한 충격을 받는 모습이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1980선을 맴돌던 코스피지수는 1950선대로 추락했다. 오전 11시40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0.33포인트(1.53%) 떨어진 1956.32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닥 지수도 전날보다 24.74포인트(3.39%) 떨어진 707.45에 거래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도 1190원을 상향돌파하며 충격이 커지고 있다. 원달러환율은 전일보다 15.60원 오른 1192.10원에 거래되고 있다. 1190원을 돌파한 것은 2011년 10월6일 종가 1191.3원을 기록한 이후 3년10개월만에 처음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이번 중국발 충격이 글로벌 환율전쟁을 불러올 수 있는 만큼 한국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칠 후폭풍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수출 업체의 경쟁력이 높아진다.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반면 세계시장 곳곳에서 중국과 경쟁해야 하는 한국 제조업과 서비스업으로서는 부담인 상황이다.

교보증권 김형렬 연구원은 "올해 광복 70주년을 축하하는 행사가 이어지고 있지만 경기여건이나 금융환경을 감안하면 축제를 할 시기가 아니다"라면서 "성장정체가 고착화 되는 상황에서 글로벌 환율전쟁 확대가 자칫 한국경제가 정복당하는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삼성증권 오현석 투자전략센터장은 "국내 증시의 펀더멘털 측면에서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며 "수출이 부진한 상황에서 최대 수출국인 중국 통화가 약세를 보이면 우리나라 수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中 인바운드 수요확대…화장품업체 최대 피해

무엇보다 중국의 인바운드(해외→국내) 수요 확대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화장품 등 중국 관련 소비업종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투자증권 박정우 연구원은 "화장품, 면세점, 여행 등 중국 인바운드 소비주가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이라며 "향후 위안화의 추가 약세가 진행될 경우, 폭발적으로 증가하던 중국인의 해외 소비가 국내 소비로 전환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화장품의 경우 높은 밸류에이션에 대한 논란도 겪고 있어 조정 압력에 가장 빨리 노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12일 주식시장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이 8.60% 떨어지는 등 화장품주가 일제히 급락하고 있다. 코스맥스(-12.20%), 에이블씨엔씨(-6.10%), 토니모리(-7.13%), 제닉(-8.74%), 한국화장품(-9.36%), 코스온(-8.87%), 산성앨엔바이오(-8.77%) 등이 동반 폭락하고 있다.

SK증권 이은택 연구원도 "중국인을 주요 고객으로 둔 업종에 대한 투자 심리가 약화될 수 있다"며 "원화 약세에 따라 수입 관련주가 불리한 상황에 중국과 수출 경쟁하는 수출주에도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 원달러 환율 급등 외인 매도 부추겨 '수급 부담'

또한 위안화 절하 소식에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자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대거 팔자에 나서고 있어 주식시장 수급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시각 현재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661억원을 순매도하고 있고, 개인과 기관은 각각 515억원, 71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외국인은 특히 8월 들어 8거래일 동안 총 4000억원의 한국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다. 매수 우위를 보인날은 지난 4일 단 하루뿐이었고, 7거래일 동안 매도 우위였다.

대신증권 곽병렬 연구원은 "위안화 약세가 강화됐던 2014년 상반기와 2015년 초반의 구간에서는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증시 이탈이 공통적으로 나타났다"며 "따라서 국내증시 전반적인 반응은 중국 경기둔화와 이를 반영하는 외국인 수급부진에 의한 단기적인 약세국면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 "금융시장 충격 제한적" 전망도 나와

다만 우리 금융시장이 받을 충격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번 중국의 위안화 절하가 중국의 수출 부양 차원에서 나온 정책인 만큼 글로벌 환율전쟁의 본격적인 시작으로 해석하기는 무리가 있다는 분석에서다.

삼성증권 오현석 파트장은 "중국도 현재까진 위안화 약세 정책을 중장기적으로 간다고 표명하지는 않은 상황이라 충격이 오래갈 것 같지는 않다"며 "중국 7월 수출이 부진해 수출 경기 부양 차원에서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구조적으로 위안화가 약세로 가느냐는 좀 더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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