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그는 농사꾼·행정가·정치인이 아닌 '행복도지사'
이제 그는 농사꾼·행정가·정치인이 아닌 '행복도지사'
  • 엄경철 기자
  • 승인 2014.06.12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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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종 충북지사 당선자의 어제,오늘 그리고 내일

어린 가장-학업·농사 병행 … '꿈' 키워
공직·정치인의 길-행정관료로 다양한 분야 경험

충주시장·국회의원 등 거쳐
5기 이어 6기 충북號 지휘봉

행복도지사-안전 등 300개 공약 제시
5기 각종 현안사업 계속
내년 국비확보 등 시급 과제
국가 프로젝트 참여도 앞장

선거의 달인 이시종 당선자.

그가 이번 6·4 지방선거에서 다시 한 번 불패신화를 썼다.

선거 막판까지 새누리당과의 큰 격차를 보인 새정치민주연합의 낮은 지지도에도 불구, 이시종 당선자가 진가를 발휘한 것이다.

그리고 민선6기 충북도정을 지휘하게 되면서 새로운 역사를 열어갈 준비에 들어갔다.

◇ 무작정 상경하는 어린 가장

이시종 당선자는 충주시 주덕읍 덕연리 창동이라는 작은 시골마을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교사를 꿈꾸며 충주사범병설중학교에 입학했으나 5·16 쿠데타로 사범학교와 사범병설중학교가 통째로 없어져 청주고등학교에 진학했다.

그러나 고등학교에 입학한지 얼마되지 않아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이후 가난한 집안 형편 탓에 가장 역할을 해야했다. 휴학 후 농사일과 금광에서 막장 일을 했다. 쉬는 날이면 지게꾼과 참외장수도 하며 가족의 생계와 학비를 벌었다.

고교 졸업후 진학을 포기한 이 당선자는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본떠 ‘부농발전 5개년 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서울대에 다니는 고등학교 동창의 편지를 받고 충격에 빠졌다. 그는 며칠을 고민한 끝에 인생진로를 바꾸게 됐다.

무작정 상경, 대학 진학 공부를 시작한지 7~8개월 만에 서울대 정치학과에 합격했다.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학업과 농사를 병행하면서 제10회 행정고시에 합격, 목민관의 길을 걷게 됐다.

◇ 공직과 정치인의 길

강원, 충남, 부산 등 여러 곳에서 공직생활을 했고 서른여섯의 젊은 나이에 강원도 영월군수가 됐다. 당시 상권 활성화를 위해 ‘할인 쿠폰북’을 만들어 외지인의 방문을 유도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행정관료로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그는 민선 1~3기 충주시장, 제17·18대 국회의원, 충북도지사로 도정을 이끌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나선 이 당선자는 낮은 당 지지도와 재선이라는 부담이 컸다. 국회의원직을 내놓고 맞붙은 새누리당 윤진식 후보와의 대결도 부담스러웠다. 50년지기 친구 사이인데다 같은 충주 출신이다.

양강구도의 충북지사 선거는 처음부터 박빙의 승부가 예고됐다. 선거일까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박빙의 승부가 펼쳐졌다. 결국 이 당선자가 윤 후보를 1만4000여표 차이로 제쳤다. 막판까지 피를 말리는 박빙의 승부였다.

그리고 민선5기에 이어 민선6기 충북호 지휘봉을 다시 잡게 됐다.

◇ 행복도지사가 되다

행복도지사를 표방한 그는 300개의 공약을 제시했다.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신중하고 꼼꼼한 스타일의 이 당선자가 민선5기 4년 동안 추진해왔던 각종 현안사업을 민선6기에도 이어가면서 일단 충북도정은 안정적인 기조에서 운영될 전망이다.

그러나 산적한 현안 해결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내년도 국비 확보가 시급하다. 목표치에 못미치는 내년도 충북지역 관련 예산 확보가 예상되면서 비상이 걸렸다. 야당 지사의 한계를 극복하고 목표대로 예산을 확보하게 될지는 미지수다.

향후 민선6기동안 각종 매머드급 국가프로젝트 추진에서 충북이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이 당선자의 할 일이다. 국가프로젝트인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에 2030년까지 5조 이상이 투입된다. 핵심시설이 가동되고 있지만 이를 운영하고 있는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을 이끄는 이사장, 센터장이 공석으로 사업추진에 막대한 차질을 빚고 있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기능지구 활성화, 청주국제공항 활성화, 오송역세권 개발, 오송제2산업단지 조성, 지역균형발전 등 할 일이 태산같다.

이번 선거공약으로 이 당선자는 도민 안전을 핵심으로 삼았다. 공약사업에 투입될 막대한 예산 확보도 해야 한다. 무엇보다 이 당선자는 바이오산업 이후의 충북의 먹을거리 창출이라는 거시적 프로젝트를 만들어내야 한다. 화합과 소통을 강조하고 있는 이 당선자가 통합청주시를 비롯해 여당 단체장까지 아우르면서 원활한 도정을 운영하게 될지 주목된다.

지난 5월 18일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한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와 함께한 이시종 충북지사 당선자(가운데).

◈ <인터뷰> "민선6기 충북도정 키워드 안전·행복"

이시종 당선자에 듣는다

청주시와 오송역세권 해법 구상

미래 먹거리산업 정착 주력할 것

신수도권 완성 충청권 공조 강화

민선6기 충북도정을 이끌 이시종 충북지사 당선자는 ‘행복한 안전한 충북’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7월부터 시작되는 민선6기 충북도정 구상에 대해 이 당선자로부터 들어봤다.

-민선6기 충북도정 운영방향은.

△민선6기 충북도정의 키워드는 ‘안전’ ‘행복’, 무엇보다 도민의 안전과 행복을 우선하며 기본이 바로 선 도정을 구현하겠다. 민선5기에 이룬 경제1등 도를 발전시켜 그 기반 위에 안전, 복지, 문화 등 도민 삶의 질을 높이고 기본과 원칙을 지키는 도정을 실현하겠다. 통합청주시와 10개 시·군의 균형발전, 미래 먹을거리 창출 등 ‘함께 하는 충북, 생명과 태양의 땅 충북’을 완성, ‘충북경제 4%’ 실현 기반을 구축해 나가는데 역점을 두겠다.

-민선5기 도정의 미진했던 것은.

△민선5기 공약사업 102개 가운데 완료·이행 88개, 정상추진 13개, 미진 1개로 86.3%의 공약이행률을 보였다. 정상추진 13개는 완료가 안됐을 뿐 모두 정상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다만 음성태생국가산업단지 지정은 아쉽다. 국토교통부의 국가산단 지정 불가 통보로 음성군에서 면적을 축소, 일반산단 지정방안을 검토중이다. 오송역세권 개발사업을 현실적 개발여건과 도 재정의 무리한 부담으로 중단하게 된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향후 개발여건이 성숙되면 재추진이 가능하다. 통합청주시장과 협의해 역세권 해법을 찾겠다.

-바이오산업 이후 미래 먹거리 창출 구상은.

△민선6기는 그동안 선점해온 미래 먹거리산업을 정착시키고 ‘생명과 태양의 땅 충북’을 완성하는데 주력하겠다. 바이오밸리, 솔라밸리를 성공적으로 조성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나가겠다. 뷰티산업과 유기농업 기반을 확고히 구축, 충북의 미래 경쟁력을 높여 나가겠다.

-충청권 신수도권 완성을 위한 공조 강화 가능한가.

△충청권 공조는 영충호·신수도권시대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가고 미래 국가발전의 중심이 되기 위해 반드시 지속돼야 할 핵심과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충청권 4개 시·도 광역단체장 모두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당선됐다.

신수도권시대를 완성하기 위한 확고한 공조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앞으로 충청권 공조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본다. 현안 공동대처와 국회의석수 확보 등 소외된 충청권 몫을 찾고 한 목소리를 내는데 적극 협력해 나가겠다.

충청권 상생발전과 국가균형발전이라는 큰 틀에서 충청권 공조 강화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사진 배훈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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