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청원 개별입지기업 … "통합시 정책 부담감 커"
대다수 청원 개별입지기업 … "통합시 정책 부담감 커"
  • 안태희 기자
  • 승인 2014.04.09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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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청주시 '히든 챔피언 시대를 열자'
<1> 통합청주시 시대, 불안한 중소기업

역사적인 청주시와 청원군을 통합한 통합청주시가 오는 7월 1일 출범할 예정이다. 통합청주시 출범은 양 지역으로 나뉘어 있는 지역 기업들에게도 새로운 도전과 혁신의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따라 본보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기획취재-통합청주시, 히든 챔피언 시대를 열자’를 총 7회에 걸쳐 지면에 싣는다. ‘통합 청주시, 히든 챔피언 시대를 열자’ 기획 취재는 통합청주시의 중소기업 육성정책의 전망과 강소기업의 경영혁신 사례, 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지원네트워크의 점검 등을 국내외 취재를 통해 보도한다.

“그동안 청원군과의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청주시가 되면 담당 공무원도 바뀔테고 기업관련 정책이 어떻게 될지 몰라 불안한게 사실입니다.”

청원군에서 기업을 하고 있는 Q씨의 말이다. Q씨처럼 청원군 소재 중소기업의 상당수는 알 수 없는 불안감속에서 통합청주시의 출범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이른바 ‘개별입지기업’들이다. 개별입지 기업들은 산업단지에 입주해 있지 않고 개별적으로 각 지역에서 운영되고 있는 기업을 말한다. 상대적으로 기업지원 정보나 네트워크가 부족해 자치단체의 정책과 공무원에 의지하는 비중이 크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청원군이 청주시와 통합한 이후 지금까지 협조관계를 맺어오던 청원군 공무원들 대신 낯선 청주시 공무원들을 상대해야 하는 심리적인 부담감이 커지고 있다.

◇ 청원군 소재 개별입지기업 ‘압도적 다수’

충북도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충북지역 중소제조 기업체는 모두 3508개다. 이중 청주시에 810개, 청원군에 1757개 등 통합청주시 소재 업체가 충북 전체의 73.1%를 차지하는 2567개에 이른다.

또한 충북지역 기업중 종업원 299명이하인 중소기업의 생산액은 34조 6494억원으로 대기업 생산액 21조 3616억원보다 많다.

특히 청원군 소재 1757개의 제조업체중 89.5%인 1573개사가 50명 이하를 고용하고 있으며, 1~9명을 고용하는 소기업이 898개사로 전체의 51.1%를 차지하고 있다. 개별입지기업들이 지역경제의 실핏줄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자료다.

여기에 통합청주시내 중소기업중 개별입지기업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일단 청원군 소재 기업체 1757개 가운데 대기업은 19개사에 불과하고, 중소기업이 1738개나 된다.

청원군내 중소기업중 청원군내 국가산업단지와 지방산단, 농공단지에 이주한 기업은 모두 224개사에 2만6156명이 고용돼 있지만, 개별입지기업은 1738개사에 고용인원만 4만5650명에 달한다. 청주시 소재 449개의 개별입지기업들을 합치면 2100여개 회사들이 개별입지로 통합청주시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상황이다.

◇ ‘위기와 기회’ 통합청주시

사정이 이렇지만 통합청주시 출범이후 개별입지기업들에 대한 통합청주시의 정책은 아직 안개속에 싸여 있다. 기구나 조직 등 큰 틀은 만들어져 있지만, 어떤 기업정책을 추진할지는 6·4지방선거에서 누가 통합시장으로 당선되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산업단지 중심의 중소기업 지원정책을 펴온 청주시가 통합이후에 개별입지기업들에 대해 제대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차태환 청주시기업인협의회장은 지난 2월 창립총회에서 “역사적인 통합 청주시 출범으로 탄생한 시기업인협의회는 소외되고 열악한 경영환경에 놓인 개별 입지 기업들의 구심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같은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기업들의 자구노력은 시작됐다. 충청타임즈가 지난해 12월 충북테크노파크에서 충북지방자치학회와 공동으로 개최한 ‘통합 청주시 기업인 대토론회’에서 민성기 충북테크노파크 팀장은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한 기업협의체 발전방안-청주·청원 통합을 중심으로’ 라는 논문발표를 통해 “청주·청원 기업체도 경쟁상대지만 통합협의체 구성으로 경쟁 기업과의 네트워크와 정보교류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시너지 창출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밝혔다. 그 연장선상에서 지난 2월 통합 청주시기업인협의회가 발족했다.

이제는 통합청주시가 응답할 차례다.

◈ "대기업 위주 정책, 지역에 별도움 안돼”

박재홍 캐스택 대표이사

청원군 북이면에 위치한 캐스택주식회사. 이 회사는 지난 2010년 공장을 지으면서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때마침 청원군이 수질오염총량제 한도에 걸려 신축 자체가 어려운 상황에서 박재홍 대표(사진)가 이종윤 청원군수와 ‘담판’을 짓고 청원군이 총력적으로 대응한 결과 공장을 지을 수 있었다.

박 대표는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통합청주시가 피부에 와닿는 기업정책을 펴야한다고 강조한다.

박 대표는 “통합시가 출범한다고는 하지만 우리같은 중소기업에게 어떤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지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통합청주시도 지금의 청원군처럼 기업에 대한 배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LG화학 출신으로 태양전지 뒷면 보호필름인 ‘백시트(Back Sheet)’를 생산하고 있는 그는 지역 중소기업의 존재에 대해서도 자부심이 크다. 캐스택은 지난해 태양광산업의 불황속에서도 자리를 잡아 38명의 직원들과 함께 국내 3대 회사로 성장한 ‘히든 챔피언’이다.

박 대표는 “누가 통합 청주시장이 될지 모르겠지만, 세금이 어디서 주로 나오는지는 잘 알아야 한다”면서 “산업단지를 개발해도 대기업 위주로 분양하는 식으로 해서는 지역에 강소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제대로 갖춰질 수 없다”고 말했다.

“청주시가 많이 배워야 한다”고 강조한 그는 오늘도 젊은 인재를 구하기 위해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니고 있다. 이 회사는 사람이 없어 인력파견회사에서 인력을 공급받고 있다.

◈ "준조세 사라지고 기업 지원 플러스 알파”

반재홍 청주시 기획재정국장

“청원군 소재 기업인들의 불안감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통합시가 되면 청원군의 기존 정책을 이어가는 것은 물론 개별기업들이 더 안심하고 사업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청주시의 경제 관련 사령탑인 반재홍 청주시 기획경제국장(사진)은 개별입지기업들과 강소기업에 대한 통합시의 관심이 지대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반 국장은 “자치단체가 달라도 기업지원정책의 90%는 같고, 나머지 10%만 다르다”면서 “통합시가 되면 기존의 정책에 플러스 알파가 된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반 국장은 또 “이자보전 확대와 더많은 자금 지원을 계획하고 있어 통합전보다 더 큰 시너지가 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반 국장은 통합시가 되면 시스템에 의한 기업지원으로 체계적인 중소기업 지원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통합시가 되면 도시수준으로 기반시설을 지원하고, 각종 민원성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행정을 펼칠 것”이라면서 “준조세 성격의 부담금도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 국장은 “통합시는 중소기업의 활로를 개척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관련 단체 지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 자문
이준배 청주시기업인협의회 사무총장, 홍지훈 충북테크노파크 선임연구원, 최상천 청주상공회의소 조사연구부장, 신용국 세명대교수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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