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지티브와 네거티브선거
포지티브와 네거티브선거
  • 엄경철 기자
  • 승인 2014.02.05 2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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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엄경철 취재1팀장<부국장>

6·4지방선거가 4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4일 시·도지사와 교육감 선거 출마예정자들의 예비후보등록이 시작됐다.

기초선거 공천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지만 본격적인 선거전 시작과 함께 각 정당은 경쟁력있는 후보를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후보들은 정당 공천이라는 첫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러한 경쟁은 본선거로 이어진다. 정당이나 후보입장에서는 승리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그래서 고도의 선거전략이 필요하고, 선거전략을 어떻게 짜느냐에 따라 당락이 좌우되기도 한다.

선거전략에는 포지티브(positive)와 네거티브(negative)가 있다.

포지티브 선거전략은 경쟁후보를 비방하고 공격하기보다는 정책선거 등 긍정적인 것을 중시하는 선거전략이다. 선거전이 과열되지 않고 정책대결을 통한 유권자 심판을 받을 수 있다. 반대로 네거티브는 자신의 정책을 알리거나 긍정적 이미지를 통한 유권자 심판을 받기보다 경쟁후보의 부정적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것이다.

근거없는 폭로전, 비방전, 색깔론이 네거티브 선거전략이다. 선거에서 2등은 없고 1등만이 존재한다는 현실에서 네거티브는 후보 또는 후보진영에 매력적인 선거전략으로 인식돼 왔다.

과거 각종 선거전에서 네거티브전략은 선거판을 뒤흔들기도 했다.

대통령선거는 물론 총선, 지방선거, 교육감선거에서 빠지지 않고 구사되는 것이 네거티브전략이었다.

한방으로 상대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상대후보에 흠집을 내서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하는 전략이기에 박빙의 선거전일수록 더욱 그 효과를 발휘한다. 네거티브전략이 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하는 것을 경험한 후보나 후보진영은 이것을 포기하기가 어렵다.

이번 지방선거도 예외는 아닌듯 싶다.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이런저런 정치지망생들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들이 떠돌고 있다. 대다수가 확인되지 않은 것들이다. 시·도지사, 교육감, 광역의회, 지방의회 등 많은 선거가 동시에 치러지다보니 비방, 음해성 루머 등 경쟁후보 흠집내기가 벌써 나오고 있다.

대개의 비방, 음해성 루머들이 확인되지 않은 ‘카더라’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가 후보 난립에 따른 과열로 치닫을 경우 네거티브는 더욱 기승을 부릴 수 있다.

그러나 그동안 상대를 한 번에 무너뜨리는 전략으로 네거티브선거전략이 효과를 봤을지 모르나 최근의 분위기는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네거티브전략을 잘못 구사하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유권자들이 기성정치와 선거판에 염증을 느낀 탓이다. 이번 설 명절 ‘밥상머리 민심’에서 확인됐듯이 기성정치에 대한 불신이 너무 크다. 그런 연유로 유권자들이 국가 최대 행사인 지방선거에 큰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소위 ‘그 나물에 그 밥’의 우리나라 정치에 환멸을 느낀 것이라 할 수 있다. 먹고 살기 팍팍한 서민들을 위한 경제살리기보다는 정쟁만 일삼고 거짓말을 밥 먹듯 하며 유권자를 우롱하는 정치인들이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 놓은 것이다.

유권자들이 관심을 가져주어야 포지티브가 됐던 네거티브가 됐던 선거전략이 먹혀 들어가지 않겠는가. 아예 반응을 하지 않는다면 후보나 후보진영에서 정말 맥 빠지는 일이다. 이런 지경인데 네거티브전략을 구사해 유권자들을 자극, 유리한 국면을 만들기가 어디 쉽겠는가. 오히려 역풍을 맞기 안성마춤이다.

네거티브전략은 선거전에서 승리할 자신이 없거나 정치적 역량이 부족한 인사들이 써 먹는 구시대적 선거전략이다. 유권자들을 너무 우습게 보지 말라.

이번 지방선거는 후진국적인 네거티브 선거전략보다는 유권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웃게 만들 수 있는 포지티브 선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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