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추(Hosta longipes)
비비추(Hosta longipes)
  • 최종석 <진천광혜원중학교 교사>
  • 승인 2013.09.12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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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
최종석 <진천광혜원중학교 교사>

지난 여름 학생들이 단축수업을 하고 땀을 흘리는 사이에 화단에는 자주색의 비비추가 피기 시작하였다. 봄에 야생화를 기부받아 화단에 심은 것이 잘 자라서 꽃이 피게 된 것이다. 아름답다는 것은 아름다움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의 느낌일 것이다. 슬그머니 자주 빛의 꽃이 피고 지고 하는 모습이 오랫동안 학생들의 노력이 결실로 나타나는구나 하는 생각에 즐겁다. 몇몇 학생들이 비비추를 보고 노트에 그리는 것을 보고 더욱 기분이 좋다. 점점 공부하기 좋은 계절이 온다. 비비추 꽃송이들은 피고 져서 다음 해를 기약한다. 마치 학생들이 미래를 기약하듯이….

비비추는 우리나라 고유종이다. 우리나라밖에 없는 종이다. 우리나라 일본 등지에서 분포하고 있으며, 원예종으로 계발되어서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비비추와 매우 유사한 종이 옥잠화이다. 옥잠화는 중국이 원산이고 꽃이 하얀색이다. 둘 다 백합과 식물이다. 그러면 비비추는 세월이 지나도 지금의 비비추로 존재할까? 답은 아니오이다. 왜냐하면 식물도 환경변화에 맞추어 진화하기 때문이다. 유전은 물려주는 것이다. 다음 세대에 비비추의 자주빛을 물려주는 것이다. 물려주지 못한다면, 다른 색의 꽃이 생겨난다면 새로운 갈등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새로운 이름을 붙일 것이냐 아니면 기존의 이름을 고수할 것인가? 어느 순간에 분류학자들은 새로운 이름을 발표하고 분류학회에서 인정을 받으면 새로운 종이 만들어진다. 끊임없이 변화하고 새롭게 표시하고 나타내는 것이다.

우리나라 밖에 없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우리나라에서 독특하게 진화되어왔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환경의 변화가 새로운 종을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는 것이다. 소중한 자산이다. 소중한 유전자이다. 잘 지키고 보존하여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과거 미국, 러시아, 일본은 끝임없이 우리나라에 식물학자를 보내서 식물을 자국으로 가지고 같다. 그 중에 많은 종들이 화혜시장에서 팔리고 있다. 물론 여러 번 다른 좋 들과 교배를 하여 잡종을 만들었지만 처음의 고유종이 없었다면 절대로 만들어 질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고유종은 중요하다.

비비추는 다양하게 원예종을 만든다. 원예종을 만드는 이유는 다르게 만들기 위하여서다. 더 아름다워질려면 기존의 것과 다른 무엇이 있어야 한다.

비비추와 옥잠화를 교배시켜서 새로운 종을 만든다고도 한다. 종의 분리가 완전하게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식물에서는 자주 일어나는 현상이다.

내년에도 비비추는 자주빛을 발하며 우리학교 화단에 피어날 것이다. 운동장에 재미있게 뛰어노는 학생들과 같이 자신의 독특한 개성의 표시이다.

꽃은 예쁘다. 다음 세대에 유전자를 전달하기 때문이다. 학생들도 예쁘다. 다름 세대에 자신의 축복받은 세계를 만들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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