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는 세상
해가 지는데
왜가리 한마리
물속을 들여다 보고 있다
저녁 자시러 나온 것 같은데
그 우아한 목을 길게 빼고
아주 오래 숨을 죽였다가
가끔
있는 힘을 다해
물속에 머릴 처박는 걸 보면
사는 게 다 쉬운 일이 아닌 모양이다
※ 이상과 현실은 다르다고 흔히들 말하죠. 아무리 높은 이상도 현실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사상누각이 되기 때문입니다. 느릿하게 날갯짓 하며 물가로 내려앉는 왜가리나 백로를 보면 세상의 속도마저 느슨해지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하지만, 물고기 한 마리를 잡기 위해 부동의 기다림으로 대처하는 새들의 생존 방식을 보면 산다는 게 누구에게나 뜨거운 현실임을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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