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선 인사가 빚은 대형 참사
독선 인사가 빚은 대형 참사
  • 남경훈 기자
  • 승인 2013.05.14 2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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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남경훈 취재1팀장(부국장)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성추행 사태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에도 불구하고 확대일로다.

미 현지의 증언들이 잇따르고 방미 순방중 윤 전 대변인의 일거수 일투족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그런 행적들이 알려질 때마다 국민들의 한숨 소리는 더 커지고 있다.

물론 사건의 전말을 밝히기 위한 한국정부의 요청과 미 검찰의 수사도 착수됐다.

일단 박 대통령의 사과의 강도는 상당히 높았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박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께 큰 실망을 끼쳐 드린데 대해 송구스럽다”고 머리를 숙였다. TV 앞에만 서지 않았을 뿐 취임 이후 사실상 첫 대국민 사과였다.

이는 박 대통령이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그만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엔 청와대에서 있을 수 없는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발생했다는데 대한 자괴감도 깔려 있다.

아울러 자칫 잘못하면 5년 전 이명박정부 초기의 ‘촛불집회’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도 있다.

실제 윤 전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사건은 여러 면에서 박근혜정부가 출범 70여일만에 직면한 최대 위기다. 윤 전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단행한 ‘제1호 인사’이고 당선인 수석 대변인 인선 당시부터 ‘불통 논란’이 불거졌음에도 박 대통령은 그를 청와대 초대 대변인으로 중용했으며 결과론적으로 그것이 대형 사고를 낳았기 때문이다.

사실 인사 난맥상은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다.

김용준 총리 후보자를 비롯, 대통령이 손수 낙점한 각료급 인사 6명이 줄낙마했다. 정부 출범 후 52일 만에야 내각 구성이 완료된 것 역시 인사 문제였다. 윤창중 전 대변인은 그런 경우의 최종 결과물이었던 셈이다. 방미 출장길의 주어진 과업과 임무에서부터 기본 개념이 없었다.

이 때문에 비난의 화살촉이 대통령을 직접 향하며 ‘근본적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여야 정치권에서는 박 대통령의 ‘나홀로 수첩 인사’나 ‘코드 인사’가 되풀이 된다면 유사한 사고가 재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대통령 먼저 ‘인사 스타일’에 변화를 줘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 이번 파문의 향배는 이 사건과 관련한 인적쇄신의 폭과 위기관리 시스템에 대한 재정비 여부가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성추행 의혹은 말할 것도 없고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방미기간 중 만취할 정도로 술을 마신 자체가 공직기강의 심각한 해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국민들은 이번 사건이 윤창중 개인의 일탈을 넘어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에 대한 신뢰 추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데 우려를 금치 못하고 있다.

그리고 이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과 본질이 파악된 만큼 다시는 되풀이 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중 우선은 대통령이‘나홀로 인사’를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자리에 어떤 자질과 능력이 필요한지, 그 인물이 아래 위로 융합할지 등등을 중요하게 따져야 한다.

이번 사태에서 드러났듯이 우왕좌왕하는 미봉책은 사태를 통제불가능으로 만들었고 원칙보다는 변칙이나 꼼수를 해법이라고 생각하는 미성숙한 사람들이 청와대를 채우고 있지나 않은지 국민들의 걱정거리를 만들었다는데 화가 나고 있다.

결국 윤창중 사건은 이미 예견되었던 일로 독선적 인사가 빚은 대형 참사다. 또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을 상황을 만들었다. 생각할수록 정말 찌질한 일이고 국민들의 자존심이 크게 상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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