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응대 만족 서비스 끝이 없다"
"고객응대 만족 서비스 끝이 없다"
  • 남경훈 기자
  • 승인 2013.04.25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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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고객관리 매뉴얼 항공기승무원 못지않아
NH농협은행, 응대 태도·말씨까지 세밀하게 규정

최근 대한항공 승무원이 기내에서 서비스가 마음에 안든다는 이유로 대기업 임원에게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알려지자 국내 여론이 뜨겁다.

친절과 서비스를 생명으로 하는 직업으로서 겪는 아픔이자 애환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항공사 외에도 주변에 손쉽게 은행이나 카드사, 보험사 등 금융사 지점을 방문하면 항상 말끔한 차림에 웃는 얼굴로 대하는 직원들을 만날 수 있다.

이런 격높은 서비스는 어떻게 이루어지는 걸까?

알고 보면 군대보다 엄격해 보이는 용모, 복장 규정이 있었으며 고객에 따라 응대하는 태도와 말씨까지 사례별로 준비돼 있었다.

NH농협 ‘맵시서비스 매뉴얼’을 보면 임직원은 고객 만족 서비스를 위해 헤어스타일, 복장, 화장, 표정, 화법까지 철저하게 통일된 규정을 지켜야 한다.

농협뿐만 아니라 시중은행, 카드사, 증권사, 보험사에도 거의 비슷한 용모, 복장 규정이 있다.

우선 개점을 하기 전에 전직원이 반주에 맞춰 친절체조를 실시하고 밝은 표정을 만들고자 얼굴 근육을 풀며 고객에 대한 인사연습을 해야 한다.

고객이 왔을 때는 상황별로 인사 각도를 선택해야 한다. 앉은 상태에서 일어설 수 없을 때는 15도, 일상 상황에서는 30도, 고객 맞이나 감사·사과·배웅에는 45도 각도로 각각 인사를 한다.

수신, 여신, 외환, 카드, 보험 등 업무유형별 고객응대 방법도 세부적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청년, 장년, 중·노년층 연령별 고객 응대 핵심 서비스도 관심사와 함께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용모와 복장도 ‘청결하고 단정하다’는 느낌이 들게 하려고 세부 규정을 마련했다.

헤어스타일은 단발 또는 단발 웨이브를 기본으로 한다. 긴 머리는 단단하게 묶어 검은색 계통의 그물망이나 화려하지 않은 핀 또는 끈을 사용해야 한다.

남직원의 경우 옆머리는 귀를 덮지 않고 뒷머리가 셔츠 깃에 닿지 않도록 해서 단정한 스타일을 유지해야 한다.

투박한 통 굽 단화나 앞과 뒤가 모두 트인 구두와 슬리퍼는 신지 못하도록 했고 스타킹은 피부색과 유사한 색상을 착용한다. 살구색과 커피색을 권장한다. 그외 스타킹, 캐릭터, 흰색 양말 등은 제한했다.

밝은 얼굴을 위한 기본 화장은 필수다.

생기 없어 보이는 옅은 립글로스, 너무 진한 눈썹, 아이쉐도우는 피해야 한다. 손톱은 깔끔한 색의 매니큐어를 사용하고 키보드 사용 때 손톱 소리가 나지 않도록 단정히 정리해야 한다.

응대할 때도 음성은 음계로 비유하면 ‘미’ 정도가 좋다. ‘아저씨’, ‘아줌마’ 등 호칭은 사용해서는 안 된다. ‘고객님’, ‘여사님’, ‘사장님’ 등 상황에 맞는 호칭을 써야 한다.

금기 사항도 있다.

고객을 성의없이 쳐다보며 건성으로 인사해서는 안 된다. 고객은 보지 않고 모니터를 바라보며 인사하거나 아무 말 없이 고객만 쳐다보며 맞이하는 것도 금지된다. 고객 앞에서 잡담하거나 팔짱을 껴서도 안 된다. 뒷짐을 지는 대기 자세, 사적 통화를 길게 하는 것도 인정하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직원들의 용모와 복장 제한이 너무 심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으나 금융업 특성상 소비자서비스가 생명이라 어쩔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금융사는 이미지가 수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일부 금융사는 외부에 용역을 의뢰하여 고객을 위장해 지점의 서비스 수준을 수시로 점검한다.

충북농협 관계자는 “금융사에 가장 중요한 것은 최고의 고객 서비스라는 점에 근거해 손님맞이 매뉴얼을 만들었다”면서 “고객이 불편을 느낀다면 무엇이든 바꿀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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