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몸짓에 담긴 처절한 사랑
치열한 몸짓에 담긴 처절한 사랑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3.03.13 19: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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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도 그림 착안한 춤 '미롱'
청주시립무용단 21~23일까지

청주예술의전당서 공연

'왕의 남자' 모티브 재탄생

단원 김홍도의 그림에서 착안한 춤 ‘미롱’이 기획공연으로 구성해 선보인다.

청주시립무용단(예술감독겸 상임안무자 김평호)은 사랑과 예술의 완성과정을 그리는 무용극을 21일부터 23일까지 3일간 청주예술의전당 소공연장에서 공연한다.

‘미롱’은 춤의 극치에서 짓는 미소라는 뜻으로 김평호 감독이 영화 ‘왕의 남자’의 모티브가 되었던 연극을 청주시립무용단의 장점과 노하우들을 살려 재탄생시킨 작품이다.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궁중무용과 남사당패의 유희적 놀이가 더해진 작품은 춤을 통해 사랑을 완성해가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무대에서 춤으로 펼칠 ‘미롱’은 궁중무용 춘앵전의 절정에서 짓는 미소인 미롱(媚弄)이 완성돼 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광대가 된 무동 도일과 무용수가 된 기생 초영, 춘앵전의 창작자인 창하의 사랑과 인생을 다룬 이야기는 춘앵전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사랑의 희노애락은 ‘춤은 곧 삶’이라는 진리를 깨닫게 해준다.

춘앵전 외에도 검무, 박접무 등이 재현되며, 궁중 창사(唱詞)와 남사당패의 덧뵈기가 나와 궁중무용과는 상반된 우리 연희의 단면을 보여줄 예정이다.

특히 민속무나 민속악에 비해 알려지지 않은 궁중무용을 무용극적 양식으로 소개함으로써 궁중의 전통 무용인 정재를 21세기 현대 미학으로 재현한다.

김평호 감독은 “미롱의 이미지는 비슷한 시기에 생존했던 단원 김홍도의 그림에서 영감을 받았다”며 “도화서 화원이었던 김홍도는 궁중 채색화 ‘춘앵전 무도’을 그린 반면 단색의 풍속화 ‘무동’을 그렸는데 노란 화문석 위에 노란 앵삼과 빨간 치마를 입은 고혹적인 춘앵전 여령과 누렇고 바랜 놀음판에 둘러앉은 풍물꾼들 사이에서 신명나게 춤추는 무동. 이 정반대의 이미지가 만나는 정점이 바로 미롱이다”고 소개했다.

이어 “한국무용중 가장 느리다는 정재를 소재로 삼는 이유는 세상의 빠른 변화 속에서 사는 현대인들에게 사랑과 예술을 통해 깨닫는 ‘느림의 미학’을 제시하고자 하기 때문”이라며 “춤의 완성을 위한 치열한 몸부림과 갈등, 그 속에서 처절한 사랑이 펼쳐지며,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인들의 삶속에 진정한 인연과 사랑의 의미를 찾고, 예술의 완성과정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미롱’공연은 21일과 22일은 오후 7시 30분, 23일에는 오후 4시와 7시 30분에 무대에 올려진다.(043-200-4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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