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스키 '화려한 부활'
충북 스키 '화려한 부활'
  • 오태경 기자
  • 승인 2013.02.14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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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킹 2위 경성현 영입 큰 힘… 이가람·현지 자매 활약
내년 대학진학 선수들 타지역 유출 우려 … 대책 필요

지난해 부진을 겪었던 충북스키가 부활했다.

충북은 지난해 동계체전에서 은 1개와 동 3개만 획득하며 최악의 부진에 빠졌다.

이가람(한체대)·이현지(청주여고) 자매가 허리부상 등을 입으며 컨디션 저하로 어려움을 겪었고, 초등부에서 선전하던 정우택도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하지만 충북스키는 불과 1년만에 반전에 성공했다.

사전경기 이틀째인 14일 현재 충북은 알파인스키에서 금 4개, 은 2개, 동 1개 등 7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 메달과 종합점수 모두 중간순위 2위다.

충북은 대회 마지막날인 15일에도 추가 메달을 기대하고 있어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둘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충북스키는 올해 이가람·이현지 자매에만 집중됐던 메달레이스에서 벗어나는데 성공했다. 무엇보다 남자부 국내랭킹 2위 경성현(고려대)의 영입이 큰 힘이 됐다. 경성현은 13일과 14일 슈퍼대회전과 대회전에서 2관왕에 올랐고 최대 4관왕까지 바라보고 있다.

경성현의 영입은 극적이었다. 지난해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박용혁 충북스키협회장은 괴산중 동창인 경화수 서울시스키협회 부회장에게 아들 경성현을 고향팀에서 뛸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충북체육회도 전폭적인 지원으로 경성현의 영입을 도왔다. 결국 충북대표로 뛰게 된 경성현은 명성에 걸맞는 활약을 보여줬다.

하지만 동계스포츠에 대한 열악한 지원은 어렵게 키워온 충북스키를 다시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

1~2년 뒤 메달리스트인 선수들이 타지역으로 나갈 수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경성현은 하이원 실업팀 입단이 결정돼 내년부터 강원도 소속으로 출전하게 된다. 경성현의 활약이 올해가 끝이다.

경성현 뿐만 아니라 그 동안 충북에 수 많은 메달을 안겨 준 이가람·이현지 자매의 미래도 불투명하다. 청주여고 3년인 이현지는 단국대에 진학한다.

충남 천안에 캠퍼스가 있는 단국대는 소속 선수들이 충남대표로 출전한다. 이가람 역시 충북에 실업팀이 없어 타 지역의 대표로 뛰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더해 남고부 슈퍼대회전 금메달리스트 이동근(청주고 3년)은 경희대에 들어간다. 경희대 소속 선수들은 통상 서울이나 경기 대표로 나선다. 자칫하면 올해 동계체전 금메달리스트가 모두 충북을 떠날 수도 있다.

이송우 충북스키협회 전무이사는 “이가람·이현지 자매와 이동근이 충북대표로 뛸 수 있는 방법을 다각도로 연구해 보고 있다”며 “실업팀이 없는 것은 물론 대학에도 스키선수 정원이 전무해 선수를 붙잡는데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경성현도 충북에 실업팀만 있다면 아무 연고 없는 강원도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같은 고생을 하는데도 하계종목에 비해 동계종목에 대한 지원이 열악한 사실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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