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난 자리 적막감 가득… '새 모습 부활' 시민 몫으로
떠난 자리 적막감 가득… '새 모습 부활' 시민 몫으로
  • 충청타임즈
  • 승인 2012.12.28 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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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 대전 충남도청사 80년 역사 마감
공무원과 유동인구까지 하루 평균 2000여 명이 드나들던 대전시 중구 선화동 287번지 충남도청.

지난 18일부터 27일 현재까지 내포신도시 신청사로 대부분 떠난 대전 충남도청사는 을씨년스러울 정도로 찬바람만 불고 있다.

이 곳이 지금은 광역시로 승격된 대전시와 세종시를 비롯해 15개 시·군 지방행정을 총괄 지휘하던 충남도청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적막감이 흘렀다.

공무원들이 모두 이주한 도청 각 건물의 사무실 문은 굳게 잠겨 있고 복도마다 종량제 봉투에 담아놓은 쓰레기, 서류와 책 보따리 등이 가득 쌓여 있을 뿐이다.

도지사도 지난 26일 내포신도시 신청사로 이사를 했고 모든 실·국도 이사 일정에 맞춰 모두 떠나버린 대전 도청사는 이제 80년 세월을 마감하고 이렇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가고 있었다.

총무과 소속 직원들만이 마지막으로 남아 도청 구석 구석을 돌아다니면서 문은 제대로 잠겨 있는지, 두고간 중요한 문서는 없는지 하나 하나 체크하면서 뒷정리를 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하루에도 몇 차례씩 충남도정 결정을 위해 크고 작은 회의가 열리던 대회의실, 소회의실, 영상회의실은 텅빈 채 역사를 간직하고 있을 뿐이다.

의원들이 도민을 대변하던 도의회 회의장과 의원 사무실도 두고간 비품과 쓰레기들만 굴러다니는 등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아 적막감 그 자체였다.

매일 주차할 곳이 없이 꽉 차던 주차장도 텅 비었고 일부 건물은 보안을 위해 출입문을 쇠사슬로 꽁꽁 묶어놓았다.

하루에도 수십억원씩 입출금되던 도청 금고에도 사람의 발길이 끊겼다.

도청 건물 중 가장 오래된 본관 건물에는 대전시 관계자들이 찾아와 향후 활용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둘러보는가 하면 이삿짐을 실어나르는 인부들이 마지막 남은 공보관실과 총무과, 행정부지사실 짐을 옮기느라 분주하다.

도청 주변 음식점들도 예전같으면 많은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으나 도청이 떠난 자리는 상인들에게 너무 큰 허전함으로 다가왔다.

28일이면 이 곳 도청사에는 당분간 사람의 그림자를 찾아볼 수 없게 된다.

강산이 8번이나 바뀐 80년 전인 1931년 3월에 공주에서 대전으로 이사 온 충남도청사는 이제 홍성군과 예산군 일원에 조성된 내포신도시에서 다시 새로운 날개를 펴게 된다.

그동안 대전 도청사는 대전시민들과 충남도민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만을 남긴 채 홀연히 떠났다.

2002년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충남도청사 활용방안은 이제 대전시민들 몫으로 넘어가게 된다.

아직 구체적인 활용방안은 찾지 못했지만 대전시에서 이를 활용하기 위해 적극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안희정 지사는 26일 기자회견을 통해 “5일 남은 금년 중에 대전시와 활용방안에 대한 접점을 찾겠다”고 밝혀 결국 대전시에서 이양받을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충남도민들은 80년 영욕을 마감하는 대전 도청사가 대전시민들 품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부활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도청 주변에서 살고 있는 김모씨(72)는 “40년 전부터 이 곳에서 살면서 충남도청 옆에 살고 있는 것을 가장 큰 자부심으로 여겨왔는 데 모두 떠나버린 빈자리는 너무 크고 안타깝다”면서 “도청 이전지가 결정되고 이사를 간다는 말이 들릴 때도 실감이 안났는 데 현실이 되고 보니 정말 허전하다”고 말했다.

이어 “비록 충남도청은 내포신도시로 떠났지만 구 청사가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해서 대전시민들에게 사랑받는 시설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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