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자살률 위험수위 지났다
대한민국 자살률 위험수위 지났다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2.09.10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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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연지민 취재1팀(부장)

어제는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이었다. 이름도 생소하지만 '세계 자살 예방의 날(World Suicide Prevention Day)'은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자살예방협회(IASP)가 지난 2003년부터 매년 9월 10일을 기념일로 지정해 자살문제의 심각성을 전 세계인에게 알리고 있다.

이처럼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 기념일이 제정되었다는 것은 전 세계 현대인들에게 자살문제가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를 알려주는 반증이기도 하다. 실제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하면 40초 마다 한 사람이 지구촌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고 한다. 생각할 수록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렇다면 자살률 높은 대한민국은 어떤 모습일까. '세계 자살 예방의 날'과 때를 같이해 보건복지부는 '2011년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2010년 한 해 동안 대한민국에서 자살한 사람 숫자만 1만5566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치를 하루로 역산하면 매일 40여명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세계 경제강국을 외치던 목소리가 허망하게 느껴지는 우울한 소식이다.

한국인의 높은 자살률은 이미 오늘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8년째 자살률 1위를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자살률이 높은 나라로 꼽히고 있다. 발표된 자살률을 비교해 보면 OECD 회원국의 평균 자살률 보다 2배이상 높은 수치라고 한다. 여기에 OECD 회원국의 평균 자살률은 5년 전에 비해 감소한 반면 우리나라는 지속적인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어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문제는 자살률 세계 1위 보다 자살률이 계속 증가하고 있고, 특정 계층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 계층으로 확산되면서 자살률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는 데 있다.

특히 청소년과 노년층의 자살률 급증은 현재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여준다. 한창 꿈에 부풀 나이에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청소년들과 경제 일선에서 물러나 편안하게 노후를 즐겨야 할 노년층의 자살률 증가는 사회 구조적 모순에서 기인한 자살임을 생각할 때 충격이 아닐수 없다.

학교폭력으로 자살한 중학생, 아르바이트 중 성폭행당한 후 협박에 시달리다 자살한 여대생, 경제적인 이유로, 신체적 이유로 자식에게 부담을 줄까 두려워 자살하는 노인들. 이들은 누군가 조금만 관심을 가져줬어도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결국 사회무관심이 자살을 선택하게 한 것이다.

이처럼 사회구조적 요인으로 인한 자살이 늘어나고 있음에도 우리 사회에서 자살은 아직도 지극히 개인의 의지부족이나 소극적 삶의 태도 차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국가적 차원에서 자살 예방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정부가 내놓은 예방책은 실효를 거두지 못한채 자살률 1위 나라라는 오명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통계는 자살 부추기는 사회구조적 요인을 해결하지 않고는 대한민국 국민이 행복할 수 없음을 보여주는 큰 교훈이다. 지금부터라도 학교는 성적 제일주의를 버리고 인성교육으로 전환해야 하고, 사회는 황금만능주의로 치닫고 있는 경제논리와 사회 모순을 극복하기 위한 제도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지금은 먹고살기 급급한 과거가 아니다. 삶의 가치를 개인의 행복에 두고 사회 시스템을 바꿔나가야 한다. 세상에서 생명보다 귀한 것은 없다. 행복한 국민을 위한 정부의 노력없이는 자살공화국이라는 오명을 씻기는 요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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