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끝자락… 마음의 양식 차곡차곡
겨울의 끝자락… 마음의 양식 차곡차곡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2.02.02 2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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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행물윤리위, 분야별 '2월의 읽을 만한 책' 선정

입춘이다. 봄을 준비하는 마음처럼 대지 위로 개망초가 고개를 내밀고 있다. 긴 겨울을 견뎌온 가녀린 잎들을 보며 햇살의 소중함을 가슴에 담는다. 봄이 오는 길목에서 만나는 이달을 책은 무엇이 좋을까.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는 '2월의 읽을 만한 책'으로 이 시대를 대표하는 소설가 신경숙의 '모르는 여인들'을 비롯해 10권의 책을 선정했다. 전문성과 대중성을 두루 갖추고 조선사회 형벌의 현장을 세밀하게 추적한 심재우씨의 '네 죄를 고하여라'와 인류 문명의 발상지이자 고대 수학사의 무대가 되었던 이집트, 그리스, 이탈리아, 인도로 수학을 만나러 가는 여행기 안소정의'배낭에서 꺼낸 수학' 등 각 분야별로 추천된 책을 소개한다.

◇ 모르는 여인들/신경숙/문학동네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는 소설가 신경숙씨가 8년 만에 선보이는 여섯 번째 소설집이다.

'모르는 여인들'은 세계로부터 단절된 인물들과 그들을 둘러싼 사회적 풍경들을 소통시키기 위한 순례기와 같은 일곱 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중심에서 밀려나 모르는 사람들로 보이는 이들은 익명성을 뛰어넘어 삶의 의미를 잔잔하게 들려준다. 소설집의 중요 상징인 '신발' 이 등장하는 신발 3부작 '세상의 끝 신발', '어두워진 후에', '모르는 여인들'에서 남의 신발 신어보기나 남에게 벗어주기, 새 신발 신기 등을 통해 타자와 자신의 관계를 보여주며 동질적 요소를 통해 감동을 전해준다.

또 유영철 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어두워진 후에'에서는 자신의 가족을 몰살한 연쇄살인범조차 용서할 수 있는 여지를 담아 인류애적 모습도 그려진다.

◇ 베를린, 천 개의 연극/박철호/반비

베를린에서 만난 세계 최고의 연극을 대한 감상과 비평을 담은 책이다.

저자는 뉴욕시립대학교로 MBA를 공부하러 떠났는데 그곳에서 연극을 만난다. 언어를 익히려고 신청한 연극 수업을 들으며 연극의 매력에 깊이 빠졌고, 이후 연극 연출가로 유럽 곳곳에서 다니며 연극과 언어를 함께 공부했다.

이 책은 연극 연출가가 '연극의 수도' 베를린의 매력을 소개한 책이다.

유럽을 돌며 500여편의 연극을 감상한 저자는 관람한 모든 연극에 대한 감상과 비평을 기록했으며 그중 유럽 연극의 특징과 매력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16편을 뽑아 책으로 펴냈다.

특히 고전부터 현대 극작가들의 작품을 시대적, 문화적 배경을 들려주고, 베를린의 유명 박물관을 비롯해 일상에서 만나는 베를린의 문화를 섬세하게 묘사했다.

◇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 왕대/김탁환/살림어린이

역사와 생태가 동화로 그려졌다. 이 책은 소설가 김탁환의 첫 동화집으로 (사)한국범보전기금 홍보대사로 한국호랑이와 한국 표범을 탐구하고 보호하는 일에 관심을 갖고 쓴 역사 생태 동화다.

일제강점기에 살았던 호기심이 많은 장난꾸러기이자 먹보인 아기 호랑이 '왕대'를 통해 우리 민족의 어두운 역사의 아픔을 들려준다.

책에는 이런 역사적 사실, 동물의 생태가 작가의 상상력과 함께 잘 버무려져 있다.

생태와 역사를 놓치지 않은 탓인지 이야기 결말이 뻔하고, 구조가 단조로운 면이 있지만 현실 비판 동화가 많은 요즘 멸종된 한국 호랑이를 소재로 희망을 그려준 점은 무척 매력적이다.

◇ 잊혀진 질문/차동엽/명진출판

내 가슴을 다시 뛰게 할 '잊혀진 질문'이라는 제목부터가 호기심을 당긴다.

사제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사람들의 마음 속 깊은 곳에 묻어두고 있는 생각, 즉 '도대체 무엇을 위한 인생인가'라는 의문을 마음 밖으로 끌어냈다.

'무지개 원리'의 저자로 이 시대의 멘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차동엽 신부는 인간의 보편적인 질문을 압축해 질문하고 답변한다.

'한번 태어난 인생, 왜 이렇게 힘들고 아프고 고통스러워야 하나', '우리는 왜 자기 인생에 쉽게 만족하지 못할까', '악인의 길과 선인의 길은 미리 정해져 있나' 등 인생에 대한 근본적 물음 15가지와 거기에서 파생되는 또 다른 의문을 저자는 따스한 시선으로 고뇌하는 이들에게 긍정의 메시지를 전한다.

◇ 다윈지능/최재천/사이언스북스

다윈의 지혜를 담아낸 '다윈 지능'은 진화론의 핵심과 현주소를 짚어 보고, 앞으로 다가올 변화된 지식 생태계에 동참하는 데 필요한 다윈의 지혜를 알려주는 과학서이자 인문 교양서이다.

이 책은 '진화론으로 세상보기'를 시도한다. 다윈이 진화론으로 세상을 어떻게 바꾸고, 이끌고 있는지 쉽게 들려준다.

150여 년간 진화 이론이 발전해 온 과정과 진화론을 둘러싸고 벌어진 두뇌들의 설전, 그리고 현대 진화 이론의 핵심을 오롯이 담고 있다.

자연 선택 이론으로 대변되는 다윈의 진화론이 어떻게 DNA의 구조로부터 인류의 사회생활과 문명에 이르기까지 원리로서 작동할 수 있었는지 살펴보고, 경제학을 비롯하여 종교 논쟁, 21세기 인류 문명사회에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할 현대 진화 이론을 자세하게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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