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출신 작가 3인 신간 소개
충북출신 작가 3인 신간 소개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1.11.10 18: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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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마무리하는 작가들의 갈무리가 출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세상 사람들의 일상을 촌철살인으로 보여주는 시편과 성공을 위한 현대인의 잰걸음도 책으로 만날 수 있다. 또 지난했던 한강 뱃길 10년을 한 권의 책으로 펴내 새롭게 강을 조명한 작가도 있다. 충북에 기반을 두고 다양한 분야에서 각자의 삶의 책으로 엮어낸 신간도서를 소개한다.

◆ 詩, 일상의 상처를 어루만지다


류정환 시인 세번째 시집 '상처를 만지다'… 60여편 엮어

류정환 시인의 세 번째 시집 '상처를 만지다'(고두미)가 출간됐다. 4부로 구성한 60여 시편들은 상처를 보듬으며 살아가는 소시민의 일상이 잔잔하게, 때론 번뜩이는 시어에 낚여 출렁인다.

시인이 사유하는 발원지는 생활 속에 있다. 밥을 먹다가, 오이를 베어 물다, 터널을 지나다, 감나무에 매달린 까치밥을 보다가 문득 사유의 길로 접어든다. 일상과 이어진 상처와 상처를 풀어헤치며 깊어지는 사유는 독자들도 쉽게 공감할 수 있다.

'세월이라는 것은 꼭 시간만 가리키지는 않는다. 그것에 대해 말하려면 시간과 함께 공간을 빼놓을 수 없으니 크게 보자면 우주에 관한 사유가 필요하고, 그 시간과 공간을 채우고 있는 것이 곧 세상에 생명이 있고 없는 모든 물질이고, 그것을 인식하면서 관계하는 주체가 곧 나이니 세월에 대한 이야기는 나의 삶에 대한 이야기다'는 정민씨는 시집 발문처럼 시공간에서 펼쳐지는 시인의 삶이 그대로 투영되어 있다.

류 시인은 "손톱만큼도 기특한 구석이 없는 글들을 또 묶는다"면서 "한 소리 또 하고 한 소리 또하고, 구름 속에서 온 눈송이처럼, 처음도 잊어버리고 나중도 짐작하지 못한 채 흩날리던 날들의 기록"이라고 적고 있다.

연규상 소설가는 "류정환 시는 강의 하구를 느릿느릿 흐른다"면서 "삶과 죽음, 밥과 운명의 강 안을 오래도록 침식해 온 시인의 사유는 크고 무거운 것들을 잘게 부수어 하구에 부려 놓는다"고 평했다.

시인은 충북 보은 출생으로 1992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했다. 현재 민족문학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 중이며, 출판사 '고두미'를 운영하고 있다. 시집으로 '검은 밤에 관한 고백', '붉은 눈 가족' 등이 있다.

◆ 한강 뱃길 따라 흐른 삶의 애환


임동주씨 '한강 뱃길 일천삼백리'… 10년간 탐사 보고서

황포돛배, 소금배, 짐배, 뗏목이 오르내리던 민족의 젖줄 한강 뱃길이 '한강 뱃길 일천삼백리'로 출간됐다.

이 책은 충주호 유람선 선장이었던 임동주씨가 10년간 한강 물길을 거슬러 오르며 탐사한 보고서로 '한강 뱃길'에 얽힌 삶의 애환이 물길 따라 고스란히 기록돼 있다.

한강의 발원지인 강원도 오대산 우통수를 시작으로 영월과 남한강, 북한강과 강화도까지 이어지는 물길의 역사는 생사고락을 함께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흐른다.

본문에는 강을 따라 자연환경과 사람들의 이야기, 역사와 문화가 글과 함께 사진으로 세밀하게 기록돼 있다. 지금은 잊힌 이야기와 잊힌 고향, 다시 물길 따라 흐르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저자가 한강 뱃길 대장정에 나선 이유는 단 하나다. 고향을 잃은 사람들에게 고향을 기억할 수 있게 하자는 자신과의 약속 때문이다.

"충주호 건설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조상대대로 물려 받은 삶의 터전을 물속에 잠겨둔 채 떠나야 했어요. 제가 충주호 선장으로 일하면서 많은 실향민을 만나게 되었고, 그들의 눈물 젖은 애환을 들으며 물속에 잠긴 마을을 기록으로 담아야겠다고 마음먹었죠."

그후로 임동주씨는 남한강에 대한 자료수집에 나섰고 4년간의 조사 끝에 '남한강의 어제와 오늘'을 발간할 수 있었다.

남한강에 대한 관심은 다시 한강이란 민족의 젖줄로 옮겨 갔다.

"충주를 중심으로 한 남한강을 조사하고 보니 양쪽으로 이어지며 한강으로 뻗은 물길이 눈에 들어왔어요. 한강 뱃길 1300리를 구상하고 2001년 물길 탐사에 나섰습니다. 곧 끝날 것 같았던 뱃길 탐사는 10년에 걸친 조사와 자료수집 끝에 비로소 결실을 맺은 게 '한강 뱃길 일천삼백리'입니다."

다출판시대라지만 저자가 한강 뱃길을 주제로 엮은 이 책은 한강과 더불어 저자의 다큐멘터리라 할 수 있다. 강원도 아우라지를 출발한 뗏목이 한강에 도착하기까지의 지난한 삶은 숱한 전설과 노래로, 문학으로 그려지며 삶과 죽음으로 이어졌다.

저자의 열정과 소명감으로 탄생한 이 책은 다시 한강 뱃길 1300리를 그림으로 볼 수 있도록 세로 2m 가로 5m의 대형 지도 병풍으로 제작했다. 한강 뱃길을 따라 흘러온 우리의 역사를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서다.

"앞으로 한강에 관심 있는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전국 강연회도 준비하고, 한강 뱃길을 알리는 일도 여러 사람이 뜻을 모아 진행할 생각입니다."

출판을 마치고 사람들에게 한강을 들려주기 위해 준비 중인 임동주씨(66·청주시 흥덕구·010-8847-7976)에게서 끝나지 않은 한강의 열정을 엿볼 수 있었다.

◆ 물질이 아닌 삶의 성공을 엿보다


정문섭 '성공한 내 모습을 상상하라'… 6인 명사 인생 회고

성공한 CEO를 통해 나의 미래를 진단하는 책 '성공한 내 모습을 상상하라'가 도서출판 행복에너지에서 출간됐다.

본문에는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한 6명 인사를 저자가 인터뷰한 내용을 삶의 철학으로 엮어냈다.

성공한 사람들로 등장하는 명사는 '최초의 민간인 출신 한국거래소 김봉수 이사장', '전 세계 마그넷 시장의 절반을 석권한 (주)자화전자 김상면 대표이사', '기술력 하나만으로 초우량 반도체회사를 일군 (주)세미텍 김원용 대표이사', '암 연구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 박재갑 국립암센터 초대원장', '산골마을에서 태어나 서울시장을 역임하고 민선충청북도지사를 재선한 후 아름다운 퇴장을 한 이원종 전 서울시장', '국내 정크아트를 개척하고 시장을 만든 (주)정크아트 오대호 대표이사' 등이다.

저자는 6명의 주인공들이 걸어온 길을 회고하며, 성공에 이르기까지 고난과 역경을 헤치며 걸어온 질곡의 역사를 펼쳐 놓는다.

한 사람의 삶을 다큐멘터리처럼 들여다 볼 수 있은 이 책은 실패 속에 성찰하고 노력하며 최고의 자리에 오른 그들이 참모습을 들춰내 성공에 대한 가치를 부여한다.

정문섭씨는 "타인의 성공은 겉으로 보기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눈에 보이지 않는 피와 땀과 노력과 열정의 값진 결실이다"라고 말하고 "열악한 환경과 무수한 실패, 좌절과 포기, 그리고 절박함은 그들이 인생에서 가장 먼저 배워야 했던 항목들이다. 성공한 이들을 통해 자신의 성공한 미래를 그려나가길 바란다"고 출간 소회를 전했다.

저자 정문섭씨는 신문기자 출신 성공학 강사다. 저서로 성공한 사람들이 살아온 이야기를 진솔한 필치로 담은 '우연한 성공은 없다' 시리즈 세 권을 출간했다. 현재 성공학자치연구소장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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