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조폭 스크린 점령
외국인 조폭 스크린 점령
  • 충청타임즈
  • 승인 2011.10.1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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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해' 이어 '카운트다운' 재한 中동포 조폭단 등장
모피·금목걸이 치장 … 실제 전국조직 16개 넘어

새로운 악역 캐릭터의 출현인가, 아니면 다문화 사회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역기능의 방증인가.

한국 영화에서 스토리의 갈등을 증폭하는 배역으로 외국계 조직폭력배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상영 중인 전도연(38) 정재영(41) 주연의 액션 휴먼드라마 '카운트다운'(감독 허종호)에는 170억원을 사기친 뒤 수감됐다가 출소한 미모의 사기꾼 '차하연'(전도연)을 집요하게 쫓는 조폭들이 나온다. '스와이'(오만석)가 이끄는 재한 중국동포 조폭단이다.

모피 코트에 금목걸이를 둘러 한껏 멋을 부렸지만 왠지 촌스러움을 감출 수 없는 스와이와 남루한 옷차림으로 도끼, 쇠사슬 등을 무기로 삼는 부하들의 모습은 블랙 정장에 회칼, 쇠파이프로 상징돼 온 영화 속 국내 조폭의 전형과 확연히 다르다. 특히, 아지트가 중국 동포들이 많이 거주하는 서울 가리봉동의 옌볜(延邊) 음식점 지하라는 설정도 현실감과 함께 이색적인 느낌을 준다.

중국동포 조폭은 지난해 개봉한 하정우(33) 김윤석(43) 주연의 스릴러 '황해'(감독 나홍진)에도 나왔다. 헤이룽장성(黑龍江省) 옌벤 자치구 내 옌지(延吉)에서 택시기사 생활을 하던 '김구남'(하정우)에게 거금을 약속하며 서울에 가서 누군가를 죽이라고 지시하는 '면정학'(김윤석)이 바로 살인청부업을 하는 현지 조폭 두목이다. 미션 수행을 마친 구남을 죽여 입막음 하기 위해 서울로 온 면정학이 도움을 청하는 멤버들 역시 재한 중국동포 조폭들이다.

국내에서 활동 중인 베트남 조폭도 다뤄졌다. 지난해 송강호(44) 강동원(30)의 액션 '의형제'(감독 장훈)에서다. 라이따이한 출신 '두목'(고창석)이 이끄는 베트남 출신 조폭들이 자국 동포 이주노동자들의 고혈을 빨아 먹는 파렴치한 집단으로 설정됐다

조폭은 아니지만 국내 조직에 합류해 활동하는 외국계 킬러도 나온다. 지난해 원빈(34)과 김새론(11)의 액션 '아저씨'(감독 이정범)에서 '태식'(원빈)과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겨루는 태국 출신 무에타이 고수 '람로완'(36·타나용 웡트라쿨)이 그다.

허종호(36) 감독은 "시나리오를 위해 취재를 하던 과정에서 옌볜 흑사파 같은 중국동포 조폭들이 국내에서 암암리에 활동 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돼 영화에 새로운 부류의 악당을 만들고 싶어 채택했다"면서 "시나리오가 마무리 될 때쯤 곧 개봉할 '황해'에서 중국동포 조폭이 중심이 된다는 얘기를 들었다. 영화에 중국동포 조폭이 등장하는 것에 대해 관객들이 납득하는 것 등을 보며 우리 사회에서 외국계 조폭문제가 서서히 수면으로 올라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재한 중국동포 범죄조직은 전국 16개, 조직원은 2000명이 넘는다. 이들은 도박장, 성매매, 밀수, 보이스피싱, 마약 등 갖가지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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