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겁게 작업한 결과 큰 상 영예"
"즐겁게 작업한 결과 큰 상 영예"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1.07.12 17: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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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라이프> 충북미술대전 한국화부문 대상 허주혜씨
첫 도전서 최초 대학생 대상 차지

연잎·용 소재 여성의 美 욕망 표현

방학때 벽화 알바·작업하고 싶어

"어린 나이에 너무 큰 상을 받아 부담스러워요. 수상 소식을 아빠에게 전했더니 처음엔 안 믿더니 놀라시더라고요. 욕심부리지 않고 즐겁게 작업한 것이 이번 미전에서 큰 상을 타게 된 것 같아요."

신진작가들의 등용문인 충북미술대전에서 올해 한국화부문 대상을 수상한 허주혜씨(충북대 2학년). 어린 나이에 너무 큰 상을 받아선지 아직도 수상이 얼떨떨하다. 충북미술대전 사상 대학생이 대상을 차지한 것도 처음이다. 기라성 같은 작가들 속에서, 그것도 높은 경쟁률을 뚫고 대상의 영예를 안았으니 수상의 기쁨이 더 클 수밖에.

"수상 작품은 민화에 자주 등장하는 연잎과 용의 모습인데요, 두 소재를 가지고 화폭에 배치하니 밋밋하더라고요. 그래서 재료를 달리해 분칠하는 방법으로 용을 부각시켜 입체감을 살리고, 용을 여성으로 보고 머리핀과 눈썹을 강조했어요. 아름다워지고 싶은 여성의 욕망을 용으로 그렸는데 심사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어요."

작품을 설명하며 수줍게 웃는 모습이 풋풋한 새내기 대학생이다. 방학 중이라 친구들은 수상소식을 모를 거라며 알듯 모를 듯 미소를 지어보인다.

민요적 요소의 전통 정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 돋보이지만 미술대전 첫 도전으로 대상을 거머쥔 이력도 놀랍다. 이 놀라움 뒤에는 부단히 미술학도로서 길을 걸어온 그녀만의 시간이 놓여 있다.

"중학교 때부터 본격적으로 미술을 했어요. 처음엔 서양화로 하다가 고등학교에 입학하고부터 동양화로 전환했어요. 수묵이 가진 느낌도 좋았고, 그림으로 나를 표현하는 데 있어 동양화가 훨씬 풍부했어요. 다른 친구들보다 수묵의 농담을 살릴 수 있었던 것은 좀 더 일찍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갓 스물이라지만 미술에 관해 조근조근 이야기할 땐 열정 많은 청춘이다. 청춘답게 보고 싶은 것도 많고, 가고 싶은 곳도 많다. '미술을 안 했으면 무엇이 되어 있을까' 생각하면 '그래도 예술의 어느 분야를 하고 있을 것 같다'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미술이 아닌 다른 것도 가능하다면 뭐든지 다 해보고 싶단다.

"이번 여름 방학 땐 벽화그리기로 아르바이트하고, 작업할 생각이에요. 그림은 주로 혼자하는 작업이라서 방학은 작품하기에 좋은 시간이에요.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욕심부리지 않고 그림을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유학가서 미술 공부도 더 하고 싶어요. 이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 싶은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청춘은 무한한 가능성의 시간이다. 어딘가를 걸어가고 있는 지금이 길이 되는 것은 바로 젊음이 동반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길을 당당히 가기 위해 홀로서기를 하고 있는 그녀에게서 화폭보다 더 멋진 청춘의 미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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