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하는 후배들에 힘 되고파"
"고생하는 후배들에 힘 되고파"
  • 충청타임즈
  • 승인 2011.06.20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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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웃고 또 웃고' 정 준 하
개그맨 정준하(40·사진)의 스케줄 표에는 1주 내내 일정이 빼곡히 적혀 있다. MBC TV '무한도전' 멤버들이 프랑스 축구스타 티에리 앙리(34), 피겨스타 김연아(21)보다 바쁜 연예인이라고 하는 것이 빈말은 아니다.

'무한도전'을 비롯해 드라마 '최고의 사랑', 코미디 '웃고 또 웃고', 음식 프로그램 '식신 로드' 등을 소화하고 있다. 최근 뮤지컬을 마쳤지만 영화 '가문의 수난' 일본 촬영이 기다리고 있다. 특히 '최고의 사랑'은 '최고의 인질극'이라 할 정도로 강행군이다.

일중독자는 절대 아니라고 손사래를 치면서도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힘들어서 정말 쉬고 싶은데 좋은 작품 들어오면 또 욕심이 생겨서 할 수밖에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사람과의 인연을 중시한다. 잠 잘 시간조차 없다시피 하지만, 지난 2월 돈벌이가 안 되는 '웃고 또 웃고'를 첫 방송부터 함께 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코미디는 일주일 내내 아이디어를 내고 회의를 거듭해야 그나마 좋은 소재가 발굴되는 어렵고 지치는 작업이다.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없기에 자신이 없었다"면서도 "시간도 많이 나지 않고 몸도 힘들어서 못한다고 하려고 했으나 프로그램을 기획한 김정욱 부국장이 나를 처음 발굴해준 분이고 친한 개그맨 (김)경식이가 간곡히 부탁해 거절할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여느 출연료의 5분의 1 정도밖에 못 받지만 이제는 후배들이 떠올라 자퇴는 생각지도 못하는 상황이 됐다. "후배들이 큰 힘이 돼준다고 하니까 빠져버릴 수가 없다. 울며 겨자 먹기 식은 아니지만 이제 빼도 박도 못하는 지경에 와 있다"고 농반진반했다. "정말 힘들 때 한 번씩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이제는 책임감도 생기고 개그에 더욱 욕심이 난다. 힘들지만 활력을 찾아가며 하려고 애쓰고 있다."

MBC TV의 유일한 정통 코미디이지만 제작 여건은 열악하다. 회당 2000만원의 제작비는 다른 예능프로그램 제작비의 반에도 못 미친다. 방송시간도 심야다. 새벽 1시가 다 돼서야 시작한다. 마감뉴스와 스포츠뉴스가 다 끝난 뒤에 볼 수 있다. 호평과 입소문에도 불구, 2~3%대 시청률에 그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정준하는 "아직은 맥을 잇는 생색내기용, 구색맞추기에 불과한 수준이다. 시간대에 비하면 정말 많이 선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헝그리정신 하는데 요즘에는 좋은 환경에서 자란 사람이 눈도 더 초롱초롱하고 총명하다. 여건이 좋아진다면 좀 더 잘하지 않을까한다"며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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