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강한 농업 '강소농'으로 부자되자
작지만 강한 농업 '강소농'으로 부자되자
  • 김숙종 <충북도 농업기술원 지원기획과장>
  • 승인 2011.05.31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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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김숙종 <충북도 농업기술원 지원기획과장>

오월의 단비가 내린 뒤 온 들녘이 연둣빛 초록으로 변해 싱그럽다. 이런 날에는 잠시 일을 멈추고 창밖을 보는 것만으로 진한 계절의 감동과 힘든 일을 잊고 재충전이 되는 기분이다. 그래서인지 주말과 휴일이면 회색의 시끄러운 도심을 떠나 자연의 색과 소리, 향기가 있는 대자연의 품속으로 향하는 시골행 차량 행렬은 점점 늘고 있는 추세다.

얼마 전 충북대 강형기 교수가 운영하는 향부숙(鄕富塾)에 갔다가 '문화를 파는 농촌에 희망이 있다'란 책을 읽었다. 우리의 삶에 향기를 불어 넣을 수 있는 농업·농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한국인이 가장 싫어하는 나라 일본, 그러면서도 우리 풍토와 가장 비슷한 일본에게서 필요하다면 벤치마킹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농업과 농촌 문제도 일본은 이미 10여년 전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금의 아름다운 농촌마을을 가꾸고 소득을 높이며 문화생활을 이끄는 주역들로부터 배울 점이 많다.

농업은 지금처럼 1차 산업에 머물러서는 재미가 없다. 특산물을 이용한 다양한 가공품을 생산하는 2차 산업, 각종 서비스를 창출한 3차 산업, 이른바 농수산업은 1·2·3차 산업이 복합된 6차 산업으로의 발전이 중요하다. 일본은 신명나는 농촌 어메니티 관광자원화, 문화를 파는 농산물 직매장, 유기농업으로 지역활성화, 농촌여성들의 기업붐, 안전·안심을 배달하는 하코네 목장 등 많은 사례가 있다.

그렇다. 농업과 농촌은 국가발전과 국민경제면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얼마 전 민승규 농촌진흥청장이 새로 부임하면서 강소농(强小農·작지만 강한 농업) 농업경영체 육성으로 농업인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열정을 다하고 있다.

계획적인 전문가, 컨설팅지원 등 농가소득을 높여나갈 수 있도록 농업인과 운명을 함께한 농촌진흥 공직자의 열정과 헌신으로 강한 농업경영체 육성에 역량을 총집결시켜 나가고 있다.

농업인들도 꿈을 갖고 농가에 걸맞은 작목으로 스스로 강해져야 하며, 지역의 특화작목 중심으로 친환경 순환농업을 실천해 세계 농업시장에서 '나만의 고유한 제품과 서비스'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길러야 한다.

영동군 심천면 김동흔씨는 80대 노인이지만 사이버농업인 정보화교육을 받고 전자상거래로 복숭아 판매 연 1억원 매출을 올리고 있다. 컴퓨터를 이용해 농산물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MP3플레이어로 신세대 음악부터 가요까지 다운 받아 즐기신다. 블로그 운영은 기본이고 은행업무도 인터넷뱅킹을 이용할 정도여서 주위에서 컴퓨터 박사로 통한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꿈을 갖고 노력하면 다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농업은 강한 도전정신으로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발상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틈새시장을 열고 고객확보에 나서야 한다. 아울러 소비자들은 생명산업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생명과 태양의 땅 충북'에서 우리농산물을 사랑하고, 착하고 건강한 먹을거리를 주고받는 아름다운 농심장터 고객이 돼 주길 당부하고 싶다.

꿀벌의 교훈이 생각난다. 일벌은 1kg의 꿀을 모으기 위해 성실과 근면으로 평균 지구 한 바퀴 정도를 비행하고, 다양한 몸짓과 페르몬으로 의사소통을 민주적으로 하며, 오염원 침투를 막기 위해 끊임없이 청소하고 생태계 균형을 위해 서로 협동하며, 벌침은 단 한 번만 쓸 수 있기에 희생정신으로 늙은 일벌들은 벌통을 지키며 외부침입에 대응한다고 한다.

꿀벌의 교훈처럼 우리의 농업도 새로운 희망을 찾아 꿈을 갖고 성실과 근면으로 생산자와 소비자가 서로 소통하고 생태계균형을 잘 유지하면서 생산 작목에 전문가가 돼 '작지만 강한 농업' 강소농으로 역경을 이기고 부자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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