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종 지사가 사는 법
이시종 지사가 사는 법
  • 충청타임즈
  • 승인 2011.01.12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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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박종천 <충북인재양성재단 사무국장>

충청내륙고속화도로'라는 게 있다.

단양-제천-충주-음성-내수-미원-보은-영동으로 이어지는 자동차 전용 고속화도로이다.

이 도로는 이시종 충북 지사가 충주지역 국회의원 선거에 나가던 2004년 17대 총선 공약으로 처음 제시했다.

충북의 남북을 신호등 없이 빨리 관통할 수 있고, 그러면서 통행료도 없는 고속화도로를 만들기 위해 지도에 줄을 그으며 시작한 것이다.

당시 이 도로는 만약 건설되더라도 한동안은 사람과 화물의 이동도 많지 않고, 총사업비가 2조원이 넘게 들기 때문에 사람들은 모두 '빌 공'자 공약(空約)이라며 비웃었다.

하지만 그는 당선된 이후 국토해양부, 기획재정부 등 정부 부처들과 국회 관련 상임위원회를 쫓아다니며 설득하고, 모든 인맥을 활용하여 국책 연구기관 등을 움직이는 긴 싸움을 이어갔다.

그런 집념으로 2005년에 마침내 제4차 국토종합계획 수정계획에 이 도로의 필요성을 처음 집어넣었고, 2007년에는 국가기간교통망계획 수정계획에 장기검토과제로 반영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는 18대 국회에서 재선되자 이 사업을 위해 국토해양위원회에 들어가 2008년에 정부가 발표하는 지역발전종합대책의 '주요 검토 과제'로 포함시켰다.

2009년에는 국회 예산심의 과정에서는 아직 이 사업이 정식 국가 사업으로 채택되지는 못했지만 그 실마리를 만들기 위해 '충주-청주 간 교통체계 연구용역'이라는 명목으로 10억원의 예산을 반영시키는 쾌거를 이루었다.

그러고 나서 올해 6·2 지방선거에서 충북 도지사에 당선됐다.

충북의 북쪽과 남쪽 끝 지역까지 하나로 아우르며 지역 균형 발전의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핵심공약이기도 한 이 사업을 당연히 더욱 열정적으로 추진했다.

하지만 이 사업이 국가사업으로 채택되기 위해서는 국책연구기관에서 산출한 편익비율(B/C)이 최소한 0.8 이상이 나와야 한다.

그런데 지난해 9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타당성 검증 중간보고회에서 B/C가 0.69로 나왔다.

난리가 났다. 그 결과대로 하면 이 사업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이 지사는 다시 설계속도를 80km/h에서 90km/h로 높이고, 음성지역의 터널 길이를 단축해서 공사비를 줄이는 등 대체방안 수십 가지를 국토해양부와 KDI에 다시 건의했다.

다행히 그 많은 대체 방안 가운데 B/C가 마지노선인 0.8을 넘는 방안이 딱 한 가지 있어 그것으로 건설계획을 수정하고 결국 B/C를 0.85로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 B/C 0.8이라는 것은 최소한의 기준일 뿐 원래는 B/C가 1.0 이상이 돼야 국가 사업으로 채택되기 때문에 여전히 걱정이었다.

다행히 B/C가 1.0 이하일지라도 국가 사업으로 채택되는 길이 한 가지 있다.

그것은 분석적계층화법(AHP)에 의한 사업타당성 결과가 0.5 이상이면 되는 것이다.

이 AHP는 경제성은 없더라도 낙후지역 개발이라든가 정책적 배려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것이다.

이것은 관련 정부부처와 연구기관을 어떻게 설득하고 '로비'를 하느냐가 중요하다.

이 지사와 도 공무원들은 관련 부처와 연구기관 등을 뭐가 풀 방구리 드나들듯이 찾아다녔다.

그 결과 낙제선을 0.003 포인트 차이로 간신히 넘긴 0.503을 받는 데 성공했다.

이렇게 해 이 충청내륙고속화도로는 말이 나온 지 거의 7년이 된, 지난해 마지막 날인 12월 29일 드디어 국가사업으로 정식 채택됐다.

일에 대한 강한 신념과 끈기가 가져다준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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