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문턱서 '추억만들기'
가을 문턱서 '추억만들기'
  • 한권수 기자
  • 승인 2010.09.19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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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에 떠나는 여행

추석연휴가 짧게는 3일에서 길게는 10일에 이른다. 연휴가 긴 탓일까. 해외로 휴가 차 떠나는 이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어느 계절보다 청명하고 높은 하늘, 시원하게 옷깃을 스치는 바람에 몸을 맡기고 잠시 떠나고 싶을 때, 가벼운 배낭을 메고 떠날 수 있는 여행지를 추천한다.

<충   북>

 

 


◈ 괴산 산막이 옛길

괴산호를 끼고 산허리를 따라가는 산막이옛길은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에 몸도 마음도 젖어든다.

복잡한 인파 속을 벗어나 가을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산막이옛길 따라 호젓한 가족들의 시간을 즐겨보자. 충북 괴산에 있는 산막이옛길은 듬직한 군자산과 온화한 괴산호로 둘러쌓인 마을이다. 산에 들듯 산막이옛길로 들어서면 시골스러움이 눈길을 확 잡아당긴다. 오솔길처럼 길게 이어진 길 끝에는 흔들의자와 밧줄타기 등 가볍게 몸을 풀 수 있도록 했다.

호수를 끼고 돌아가는 옛길은 예전에는 벼랑길이었다. 아름다운 산수에 취한 등산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산막이옛길' 조성으로 명소가 되었다.

가파른 벼랑길에 나무데크를 놓아 길을 만든 옛길은 적당한 경사로 호수와 산세를 구경할 수 있다. 가는 길에는 쉼터와 고공전망대를 만들어 놓아 스릴과 아찔함을 더해준다.

산막이옛길의 정취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숲이다. 잎이 넓은 나무들이 이루는 숲은 가을이면 단풍이 황홀할 정도다. 단풍에 취해 타박타박 걷다 보면 일상에 지친 마음도 가벼워진다.

옛길은 왕복 6 남�!求�. 느긋한 걸음으로 걷는다면 애틋한 사랑을 보여주는 참나무의 연리지도, 고목의 둥치에서 물이 솟는 약수터도 만난다. 그 사이로 수줍은 여인의 낯빛같은 구절초도 볼 수 있다. 살아 있는 자연의 소리는 병풍처럼 펼쳐진 산과 호수에서 그윽한 깊이로 다가온다.

길을 걷고 나오다 괴산에서 유명한 올갱이로 시장기를 채우면 금상첨화!

 

 



◈ 보은 구병산

충북의 알프스로 불리는 구병산은 9개의 봉우리가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는 산이다. 험준한 산세와 한눈에 들어오는 아름다운 풍광은 정상이 주는 산행의 묘미다.

구병산은 속리산 국립공원의 지맥으로 보은군 마로면 적암리와 경북과의 도계에 있는 해발876.5m의 웅장하고 수려한 산이다. 속리산이란 큰 산과 맥을 하다 보니 사람들이 찾는 것은 덜하지만 조용하게 산행을 할 수 있다.

정상에 서면 사방이 탁 트였다. 막힘 없는 산세로 속리산 능선까지 조망할 수 있다. 동서쪽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에는 암봉과 암릉이 솟아 있고 암릉 곳곳에는 깎아지른 절벽지대가 있어 스릴 만점이다. 암벽지대여선지 옛 신선들이 놀았다는 신선대와 병풍바위 등 기암괴석이 즐비하다.

또 멀리 톱날처럼 솟아 있는 묘봉과 문장대, 천왕봉, 형제봉 등도 장관을 이룬다. 서원교에서 출발해 적암휴게소까지 내려오는 산행 코스는 약 6시간 정도 잡으면 된다.

 

 


◈ 옥천 용암사

사찰기행에 나선다면 한적하고 빼어난 일출을 자랑하는 옥천 용암사로 떠나보자. 일출의 장관은 입에서 입으로 번져 전국 각지에서 사진작가들의 발길을 불러 모은다.

장령산이 품고 있는 이 절은 속리산 법주사보다 1년을 앞서 지은 사찰로 유서도 깊다. 사찰로 오르는 숲길은 걷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자연의 바람소리도 들릴 만큼 한적해 가을의 정취를 흠씬 느낄 수 있다. 세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보물 제1338호인 쌍삼층석탑과 마애여래입상이 있다.

보물 쌍삼층석탑은 일반적인 가람배치와는 다르게 대웅전 앞이 아니라 사방을 한눈으로 널리 바라다 볼 수 있는 북쪽에 세워져 있다. 나란히 세워진 석탑은 정교함과는 멀지만 풋풋한 장인의 손길이 느껴진다.

유형문화재 제17호로 지정된 마애여래입상은 대웅전 뒤 기암절벽에 조각돼 있다. 연화대좌 위에 두 발을 양쪽으로 벌린 채 서 있는 마애불은 붉은 가사가 신비로움을 더해준다.

이 절의 압권은 일출이다. 새벽 5시 전후로 먼 산에서 운무를 헤치고 떠오르는 태양은 바다의 일출과 또 다른 감동을 안겨준다.

/연지민기자

<대 전>

 

 



◈ 장태산 자연휴양림

메타세콰이어 숲이 울창하게 형성된 휴양림으로 운치있는 목조다리와 어우러진 생태연못, 아름드리 꽃들이 향기를 뿜어내는 야생화동산, 교과서 식물원과 명상의 숲 등 가벼운 산책을 겸한 산림욕이 가능하다. 특히 메타세콰이어 숲의 중층생태를 볼 수 있는 스카이웨이가 있어 좀더 가까이에서 가을을 느낄 수 있고 체험할 수 있어 더욱 인기를 끈다.(문의 042-585-8061~2)

◈ 뿌리공원·족보박물관

차례 등 집안일을 모두 끝낸 후 온 가족이 드라이브 삼아 가볼 만한 곳이다. 자신의 뿌리를 알아 볼 있는 성씨별 조형물과 사신도 및 12지지를 형상화한 뿌리 깊은 샘물 등 전국에서 보기 드문 성씨 테마공원이다. 타 지역에서 온 친지들에게 보여줄 만한 지역명소로, 밤 10시까지 문을 연다.

지난 4월 문을 연 국내 최초의 한국족보박물관도 추석 당일을 제외한 21일과 23일 문을 열며, 성씨 기원부터 5000년 역사 속의 우리나라 인명을 총망라한 족보들이 전시되고 있다. 자세한 문의는 042-581-4445~6번으로 하면 된다.

 

 


◈ 갑천 견우직녀다리

갑천은 둔산 가동보 이전으로 담수면적이 넓어져 아름다운 호수공원의 자태를 뽐내고, 견우직녀다리는 우아한 곡선의 아치와 난간을 따라 형형색색의 환상적인 조명이, 다리 난간에는 분수가 설치돼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 한밭 수목원

명절의 피로감이 남아 있다면 가족, 친척과 함께 녹음 그늘아래 가을바람을 맞으며 피크닉을 즐길 수 있는 곳이 한밭수목원이다. 서원엔 감각정원과 습지원·명상의 숲·생태 숲 등이 있고, 동원엔 목련원·약용식물원·암석원·유실수원·팔각정·벽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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